[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카자흐스탄으로부터 합병의 필수 요건인 기업결합심사 합병 승인을 받으면서다. 현대중공업은 다음달께 유럽연합(EU)에도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의 첫 관문인 카자흐스탄 심사를 성공적으로 통과했다. 최근 카자흐스탄 경쟁당국이 승인을 통보해왔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카자흐스탄 경쟁당국은 관련 시장의 획정, 경쟁제한성 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견 없이 승인을 결정했다.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EU와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5개국에서 기업결합심사를 받고 있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7월 한국 공정위에 기업결합심사 신청서를 처음 제출했고 이어 중국,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순으로 제출했다.
현재 일본과는 사전 상담절차를 진행 중이며 향후 정식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경쟁법이 가장 발달해 기업결합의 핵심국가로 분류되는 EU도 사전심사를 마무리 하고 이르면 11월 중 심사신청에 들어갈 계획이다.
EU는 가장 어려운 상대로 꼽힌다. 주요 해운 선사들 상당수가 EU에 속해 있다 보니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으로 인한 시장 내 영향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과 일본, 카자흐스탄 등은 모두 자국 내 수주가 이뤄져 합병에 따른 영향이 적다.
EU의 기업결합심사는 일반심사(1단계)와 심층심사(2단계)로 구분된다. 심사에는 신청서 접수 이후 수개월이 소요된다. 현대중공업은 일반심사에서 승인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최근 30년간 접수된 7천311건 가운데 6천785건, 즉 92.8%가 일반심사에서 승인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태다. EU집행위원회가 최근 독일 지멘스와 프랑스 알스톰의 철도 사업부문 합병 계획에 대해 독과점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합병을 불승인한 바 있어서다. 지멘스는 독일 고속철 차량 ICE, 알스톰은 프랑스 TGV를 각각 생산하는 기업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에도 독과점을 우려하며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실제로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 후 선박수주잔량 점유율은 20.9%에 불과하지만 ULCC/VLCC 수주잔량 점유율은 57.3%, LNG운반선 시장점유율은 61.5%까지 올라간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해당 경쟁당국의 심사 일정과 프로세스에 맞춰 충실히 설명하고 있으며 모든 심사는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아울러 향후 대우조선 인수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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