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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대우조선 해외 기업결합심사, 자산매각 조건부 승인될 것"


15일 경실련 주최 기업결합심사 문제점 진단 전문가 집담회 개최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해외 기업결합심사가 LNG운반선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등 고부가가치 선박 사업의 자산매각을 전제로 조건부 승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종식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원 전문연구원은 15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에서 진행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재벌특혜대우조선매각저지전국대책위원회 주최의 '기업결합심사 문제점 진단 전문가 집담회'에서 "유럽연합(EU)과 중국 등 주요 국가은 기업결합심사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15일 진행된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심사 문제점 전문가 잡담회 모습 [사진=이영웅기자]
15일 진행된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심사 문제점 전문가 잡담회 모습 [사진=이영웅기자]

박 연구원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합병할 경우 이들의 주력 선종 중 대형유조선과 대형 LNG운반선의 수주잔량이 총 수주잔량의 50%를 상회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국내외 기업결합심사에서 독과점으로 인한 수요자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 합병 후 선박수주잔량 점유율은 20.9%에 불과하다. 하지만 20만DWT(재화 중량톤수) 이상의 ULCC/VLCC 수주잔량 점유율은 57.3%다. LNG운반선 역시 합병 이후 시장점유율은 61.5%까지 올라간다.

다만 그는 주요 국가들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심사를 불승인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1990년 이후 EU의 기업결합심사 추이를 보면 기업결합 신청 총 224건 중 불허건수는 33건(14.7%)에 불과했다. 조건부 승인은 129건(57.6%), 결합 승인은 62건(27.7%)에 달했다.

박 연구원은 "굳이 타국의 기업간 결합심사를 불허할 경우 자국 기업간의 합병 건에 대해 보복을 당할 우려가 크기 때문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역시 결국은 승인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시장점유율이 50%가 넘어가는 상황에 조건으로 조건부 승인을 내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EU는 기업결합으로 인해 특정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50%를 상회할 경우 조건부 승인을 하는데 이때 조건은 대부분 설비/자산의 매각이었다"며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VLCC, LNG운반선의 설비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지난 2018년 독일 린데 아게와 미국 프렉스에어의사가 국내 보유하고 있는 산소·질소·아르곤의 토니지와 벌크사업 관련 자산 중 한쪽 기업 자산 일체를 매각토록 명령하면서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당시 이들 회사의 질소 토니지 시장점유율은 42.8%에 불과했다.

결국 합병 이후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사측의 약속이 파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박 연구원의 지적이다. 그는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 증대 등으로 LNG 위주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우조선에 대한 성급한 구조조정이 자칫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역시 이날 비슷한 주장을 내놓았다. 그는 "각국의 기업결합심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련시장 획정(market definition)'"이라며 "LNG운반선과 VLCC선이 별도시장으로 획정될 경우 각각 과반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게 되면서 경쟁제한 우려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유럽을 비롯해 중국 등 심사당국 모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은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판단, LNG 혹은 VLCC 중 하나를 매각하라는 조건부 승인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며 "한국 공정위는 LNG와 VLCC 통합시장을 획정해 독과점 우려가 없다고 판단하겠지만, EU는 각종 합병 시뮬레이션을 엄격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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