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대량 손실 사태가 우려되는 파생결합상품(DLS·DLF)의 기초자산인 영국과 독일 금리가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판매한 상품을 구입한 투자자들은 원금손실 만회에 대해 실낱기대를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하루 앞으로 다가온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인하가 단행된다면 원금손실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영국 10년물 국채금리는 0.64%,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0.55%을 기록했다.
◆ECB, 기준금리 인하 예상되나 이미 선반영
영국과 독일 국채금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은 최근 이들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해서 발행된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의 파생결합증권(DLS) 및 파생결합펀드(DLF)가 금리 하락으로 대량 손실 사태를 맞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상품은 아직 만기가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영국과 독일 금리가 더 오른다면 손실을 일부 만회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관건은 추석 연휴 기간 중인 12일(현지시간) 열리는 ECB 통화정책회의다.
기준금리 인하가 유력한 상황으로, 시장에서는 10bp(0.01%p) 인하를 점치고 있다. 여기에 채권매입 등의 다른 양적완화 정책도 기대된다.
통상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국채금리도 따라서 하락한다. 하지만 ECB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도 불구하고 최근 영국과 독일 금리는 오히려 오르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미 ECB 기준금리 인하를 시장에서 예견한 상황으로 인하 기대를 선반영해 금리가 많이 떨어졌던 상태다"라고 풀이했다.
이번에 ECB가 예상폭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면 국채금리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오히려 최근에는 독일이 "전반적 경제 상황이나 해외 요인 때문에 조정이 필요하다면 2023년까지 균형 예산을 유지하겠다는 정부 계획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 것을 밝히면서 금리를 끌어올렸다.
'노딜(합의없는) 브렉시트'로 불안했던 영국 금융시장 역시 최근 노딜 브렉시트 저지 법안이 통과되면서 금리 상승세가 나타났다.
다만 ECB 이슈는 이미 금리에 반영된 상태지만, 시장의 예상보다 금리인하 폭이 크거나 채권매입 규모 등 양적완화 정책이 더 강하게 나타난다면 추가 금리 하락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국채발행 이슈가 금리 끌어올려
해외 금리연계 DLF는 오는 19일을 시작으로 이번 달에 우리은행 7건, KEB하나은행 1건의 만기가 돌아온다. 올 10월 11월에도 각각 10건, 12건이 만기되는등 이달부터 거의 매달 줄줄이 만기될 예정이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에 따르면 해당 DLF들은 가입시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영국의 경우 0.5~0.6%대, 독일은 -0.2%대 전후에 녹인배리어(knock-in barrier·손실가능 구간)가 위치해 있다.
만기 전까지 금리가 이보다 오르면 원금 회복도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영국과 독일 국채금리 움직임을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 영국 금리 추종 DLF는 원금 회복 구간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박태근 삼성 글로벌채권팀장은 "최근 유럽, 미국 등 글로벌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것은 미국 , 독일 등의 국채발행 등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통화정책 이슈는 금리에 선반영된 만큼 재정정책이 금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낮아진 금리가 정상화되려면 중장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져야 하는데 연말까지 인플레이션 등의 경기지표가 회복되면 금리도 상승하고 양적완화 정책도 조절되거나 축소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다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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