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 방식을 두고 잠시 잠잠했던 분리매각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하반기 적자와 이에 따른 인수 매력의 감소로 흥행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분리매각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매각주간사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은 지난달 25일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천868만8천63주에 대한 매각 공고를 냈다. 9월 초 예비입찰을 통해 적격예비인수후보(쇼트리스트)를 추려내고 11월 안으로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매각 추진 시 인수자의 요청이 없을 경우 분리매각을 금지하기로 앞서 합의했다. 매각 공고가 나온 당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도 "다른 옵션은 생각하지 않는다"며 통매각 방식을 재확인했다.
이런 매각주체의 강한 의지에도 여론은 점차 분리매각으로 집중하는 모양새다. 주된 요인은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이다. 당장의 실적 부진은 물론 당분간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 보니 원매자들이 선뜻 나서지 않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는 탓이다.
홍준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공급과잉으로 인한 항공사들의 수익성 악화가 실적으로 나타나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연결기준으로 1천241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적자를 냈다. 문제는 하반기는 더 최악의 국면이 될 수 있다는 데 있다. 가뜩이나 비수기인 데다 최근 일본 보이콧에 이은 홍콩 내 송환법 반대 시위 등 외생 변수까지 터지며 오히려 적자폭이 커질 것을 우려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SK, 한화 등 그간 유력 인수후보로 떠오른 기업들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무관심한 모습이다. 현재까지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 한 곳은 애경그룹과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가 전부다.
현재 인수 가치로 1조5천억~2조원이 거론된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사정이 점차 악화되는 분위기인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인수 가격이 낮아질 여지가 충분히 있다. 이를 기대한 원매자들 역시 쉽게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매각을 통해 더 많은 현금을 확보하고자 하는 금호아시아나와는 달리 매각 성사에 방점을 찍고 있는 채권단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까지 오면 분리매각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 "채권단은 필요성이 제기되면 분리매각도 하나의 옵션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흥행에 실패할 경우 분리매각을 통해서라도 아시아나항공에 투입된 자금을 회수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랜 기간 항공업계에 종사했던 한 관계자 역시 "하반기 역시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매각이 흥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분리매각에 대한 가능성은 점차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상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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