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금융당국이 최근 국내 증시가 상당 수준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이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시장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적시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6일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국내 증권사 관계자들을 소집해 '증권시장상황 점검을 위한 금융투자업계 간담회'를 열고 최근 국내 증시 급락과 관련해 단기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전일 코스피 지수가 3년1개월여 만에 1950선을 하회하고 코스닥은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7% 이상의 하락세로 570선마저 밑돈 데 따른 것이다. 같은 날 원·달러 환율 또한 3년5개월 만에 1200원선을 넘기며 1215.3원을 기록했다.
실제 미국이 중국에 대해 추가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한 지난 2일 이후 2거래일 간 코스피는 3.5% 하락했는데 같은 기간 ▲중국 상해(-3.00%) ▲일본Nikkei225(-3.81%) ▲홍콩항셍(-5.13%) ▲미국Dow(-3.26%) ▲독일Dax30(-4.85%) ▲프랑스Cac40(-5.68%) ▲영국Ftse100(-4.76%) 등 주요국 및 아시아 증시도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외환시장에서도 달러·위안 환율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시장의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서면서 원·달러 환율도 동반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미·중 무역분쟁과 더불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미국 금리인하 불확실성 등이 글로벌 증시에 공통적으로 영향을 미친 가운데 우리나라에는 일본 수출규제 영향, 주력 수출기업의 실적 악화, 이달로 예정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비율 조정 등이 추가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현재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시장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적시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다만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가 이 같은 복수의 대외적 악재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자극돼 일어난 측면이 크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과도한 반응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전일에 이어 또 강조했다.
손 부위원장은 "우리 금융시장은 그간 많은 외부충격을 받았지만 양호한 대내외 건전성으로 이를 조기에 극복해 왔다"며 "시장 불안요인이 지속될 경우 부정적 상승작용으로 더 큰 시장충격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시장참여자 모두가 객관적인 시각에서 냉정을 되찾고 차분히 대응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엔 "최근 상황을 상세하게 분석해 시장에 정확한 정보를 전파해주길 바란다"며 "불안 심리로 시장이 급변할 때에는 우리 증시의 주요 기관투자자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해달라"고도 당부했다.
이어 그는 "우리 증시는 그간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의존한 오버슈팅이 발생하지 않았고 글로벌 주식시장에 비해 기업의 순자산대비 주가비율(PBR)이 높지 않아 저평가되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더욱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로 당장 전반적인 금수조치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정부가 '소재ㆍ부품ㆍ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을 마련하는 등 적극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불안 심리를 자제하고 차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2일 기준 주요국 PBR(배)을 살펴보면 ▲한국 0.84 ▲미국 3.36 ▲일본 1.19 ▲홍콩 1.24 ▲싱가포르 1.24 ▲영국 1.72 ▲중국 1.54 ▲대만 1.7 수준이다.
금융위는 이미 시장 상황에 따른 단계별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비상계획)을 준비해 놨다는 설명이다. 증시 수급 안정과 변동성 완화를 위한 증권유관기관 및 기관투자자의 역할 강화방안부터 ▲자사주 매입 규제 완화 ▲공매도 규제 강화 ▲일일 가격제한폭 축소 등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 중에서 시장 상황에 적절한 정책을 취사선택해 신속ㆍ과감하게 대처해 나가겠단 복안이다.
손 부위원장은 "정부는 대외적 요인에 의한 국내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고 우리시장의 회복력(resilience potential)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수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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