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국내 증시가 대내외 악재에 급랭한 가운데 차세대 '증시 유망주'로 떠오르던 2차전지 관련주마저 살얼음판을 걷는 모양새다.
최근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리스크를 딛고 겨우 반등했던 이들 종목은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 확대 전망에 다시 험난한 여정에 들어섰다.
◆ 2차전지 셀·소재업체 구분 없이 '휘청'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이 심화되면서 2차전지 관련주들이 상대적으로 큰 폭의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2차전지 셀 업체인 LG화학은 이달 들어서 5%이상 떨어졌다. 2차전지 소재업체인 에코프로는 이 기간 하락률이 20%에 육박했다. 신흥에스이씨도 11% 넘게 빠졌다. 음극재 공급업체인 포스코케미칼 역시 5만3천600원에서 4만8천300원으로 10%에 가까운 낙폭을 내는 등 2차 전지 관련주들이 7월 한달 동안 대거 약세를 기록했다.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 2차전지산업'도 이달 들어 하락률이 4%에 육박했다. 이 ETF는 삼성SDI(이날 기준 편입비중 20.08%), LG화학(14.94%), 에코프로(7.81%) 등 2차전지 관련주를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다.
◆ 겨우 반등한 포스트 반도체…日 2차규제에 앞 길 우려
2차전지는 그간 '포스트 반도체'로 불리며 국내 증시의 유망주로 손꼽히곤 했다. 그러나 ESS 화재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올해 상반기 내내 불확실성에 시달려야 했다.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가 '배터리 자체의 결함보다는 운영 및 관리상 문제가 크다'는 사고 원인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야 2차전지 관련주는 겨우 반등을 시작했다.
생각지도 못한 복병은 일본의 경제 보복에서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있는 중대형 2차전지 산업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에 대한 일본 수출규제의 다음 타깃이 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특히 2차전지 원천기술은 일본 업계와 학계에서 개발된 것이 많아 일본 의존도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셀을 감싸는 파우치 필름과 전해액 원료인 ▲리튬염 ▲전해액 첨가제 ▲고품질 바인더 ▲동박 제조설비 등은 대표적인 일본 수입 소재·설비로 알려졌다.
SNE리서치는 "한국과 중국의 몇몇 업체들이 파우치를 제조하고 있지만, 그 품질수준이나 공급량이 일본업체의 과점을 깨기에는 부족하다"며 "특히 중대형 배터리용 제품은 DNP와 쇼와덴코 제품을 대체할 수 없어 이(수출 규제조치) 경우 중대형 파우치 배터리를 생산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문영 신영증권 2차전지 담당 연구원은 "2차전지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결국 전방산업 업황"이라며 "2차전지 업체에 대한 투자심리와 고객사 재고조정, 소개가격 하락으로 인한 하방 압력 요인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수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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