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은정 기자] 4차산업혁명시대 블록체인 기술이 차세대 보안 기술로 꼽히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탈중앙화 신원 확인시스템(DID)도 주목받고 있다.
DID는 신원 확인시 중앙시스템 통제 없이 개인이 주도적으로 자신의 신원을 통제·확인하는 방식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블록체인 인증기술'이라 불리우기도 한다.
DID는 애플이나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도 도입에 나서면서 확산될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는 대부분 중앙집중형 신원증명방식을 이용하고 있는데다 규격도 제각각으로 활성화까지 선결 과제가 적지않다.
국제 연합체 가입 및 표준규격 등 통일된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FIDO산업포럼과 한국전자서명포럼은 26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블록체인 인증기술 세미나'를열고 이 같은 DID 블록체인 기술 및 이의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한호현 한국전자서명포럼 의장은 "국내는 금융환경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공인인증서로 당사자를 확인해 문서의 위·변조 여부를 검토하는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다"며 "이 탓에 디지털 신원인증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고 필요성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는 대부분 기업 및 기관에서 중앙집중형 신원증명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지자체, 금융기관 등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필요할 때마다 가져와 인증하는 식인 것.
가령 온라인 쇼핑몰 A와 B에서 각각 물품을 구매할 때 동일한 인증과정 역시 각각 거쳐야 한다. 각 사이트에 이름, 주민번호, 휴대폰 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등 이용자로서는 귀찮은 과정이다.
이 탓에 그동안 중앙집중형 신원증명은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개인정보 유출 위험성, 서비스 연속성 보장의 어려움 등이 단점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개인정보를 블록체인과 같은 분산원장기술에 등록하면, 본인인증 과정을 줄이고, 개인정보 입력 없이 간단한 생체인증 등만으로 본인 확인이 가능해진다. DID가 주목받는 이유다.
그러나 이는 금융, 기업 간 동일한 DID 표준을 사용한다는 전제하에서 가능하다.
국내에는 아직 이 같은 DID 표준규격이 정해지지 않아 서비스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영기 금융보안원 원장은 "애플과 페이스북은 디지털 신원증명과 모바일 신분증 등을 DID 서비스에 탑재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라며 "국내는 여러 시범 사업이 시행중이지만 표준화된 DID규격이 갖춰지지 않아 활용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국내 금융권에서는 DID를 소비자 실명확인업무에 적용하기 위해 기관 간 협업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금융사마다 DID 적용 방식이 달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DID 기능과 보안성 관련해 통일된 기준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 DID 연합체 구성 등이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호현 의장은 "한국전자서명포럼에서 전 세계적인 DID 연합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논의를 했다"며 " 미국 등 몇몇 국가에는 이미 (DID 연합체) 주관 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는 7월 중에 준비위원회가 만들어질 예정으로 빠르면 11월 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한국 연합체를 만들어 내년 3월 초 국제적 연합체를 결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보통신기술(ICT) 통합보안 기업 라온시큐어는 DID·생체인식기술(FIDO) 기반의 '옴니원(OmniOne)' 서비스를 소개하기도 했다.
옴니원은 자신의 개인정보를 스마트폰 칩에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 업체에게 정보를 제출해 검증받는 방식이다. 해당 서비스 업체에 정보를 제출하면 사용자는 이에 대한 소정의 보상을 받게 된다.
라온시큐어는 지난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2019 블록체인 공공선도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병무청 민원 포털 서비스에 옴니원 플랫폼을 구축, 시범 운영중이다.
김태진 라온시큐어 연구개발본부 상무는 "옴니원은 간편 인증, 본인 인증, 자격 확인, 디지털 신분증 등 다양한 인증방식이 적용될 수 있어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최은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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