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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국내외 동시 압박하는 노조에 '내우외환'


노조, 주총장 점거·기업합병심사 반대 여론전 동시진행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에 반발하는 노조의 동시다발적 저항에 내우외환에 빠졌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31일 물적분할이 이뤄질 주주총회장을 점거 농성에,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국외에서 기업합병심사 반대 여론전을 펼치고 나서면서다. 이로써 '조선업 빅딜'이 첩첩산중으로 빠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전날부터 주총이 열릴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을 점거농성에 나섰다. 주총장을 사전에 점거해 물적분할안을 의결할 주총 자체를 무산시키겠다는 것이다. 전날 노조는 본관 건물 진입을 시도하다가 사측 직원과 물리적 충돌이 발생,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노조는 전 조합원들을 한마음회관으로 집결시키며 세 확장에 나서고 있다. 현재 노조는 주총이 열리는 31일까지 8시간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전면파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노조는 한마음회관을 중심으로 총 투쟁에 나선 상태다.

주주총회장 점검농성 벌이는 현대중공업 노조 모습 [사진=뉴시스]
주주총회장 점검농성 벌이는 현대중공업 노조 모습 [사진=뉴시스]

사측은 폭력사태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2일 '불법파업'을 주도한 노동조합 간부 7명과 파업간 법정 안전교육을 방해한 조합원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울산동부경찰서에 고소한 상태다. 전날 이뤄진 폭행 및 기물파손 혐의에 대해서도 노조원을 고소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사측은 현재 한마음회관에 대한 시설물보호와 점거 농성 조합원 퇴거를 경찰에 요청했다. 울산지법 제22민사부는 전날 현대중공업이 전국금속노조·현대중공업노조·대우조선노조 등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총회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일부 인용 결정한 바 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지분 인수를 위해 한국조선해양(존속회사)과 현대중공업(신설회사)으로 분할하기로 했다. 노조는 분할이 이뤄질 경우 부채는 현대중공업에만 승계되면서 빈껍데기만 물려받는 데다 임단협도 승계되지 않을 것이라며 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대우조선 노조는 해외로…기업결합심사도 '난항'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국외에서 기업결합심사 반대를 위한 여론전에 나섰다. 금속노조를 대표한 송명주 부위원장과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 신상기 지회장은 지난 21일부터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국제제조산업노조 세계중앙집행위원회에 참여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 부당함을 알렸다.

국제제조산업노조(IndustriALL Global Union)는 현대중공업의 법인분할과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에 대해 반대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또한 국제제조산업노조는 전세계 조선산업 생태계를 왜곡하는 기업결합을 막기 위해 세계 공정위 심사에 함께 대응할 것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들 노조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합쳐지게 되면 세계 조선소 수주 잔량 기준 21.3%의 M/S를 차지하게 된다"며 "한국조선해양이라는 조선소가 생기게 되면, 건전한 경쟁보다는 강력한 독점력이 세계 조선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신고서 제출을 시작으로 다음달 유럽연합(EU)과 미국, 중국 등 10개국에 결합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단 하나의 국가만 반대해도 인수가 무산될 수 있다. 하지만 조선업계 노조의 계속된 반발과 집단행동으로 기업결합심사 통과가 더욱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이영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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