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차기 여신협회장 자리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차기 협회장의 자질을 두고 여신업계는 카드와 리스업 전반을 두루 품었으면 하는 희망을 비쳤다. 카드업계가 카드수수료 인하와 대형가맹점 수수료 갈등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힘센 회장님'을 바라는 목소리도 높았다.
◆차기 협회장 자질 두고 "그래도 힘센 회장"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김덕수 여신협회장의 임기가 오는 6월 15일로 끝난다. 임기 만료까지 한달 반 정도 남은 상황에서 차기협회장의 역할을 두고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힘센 회장'을 원하는 답변이 우세했다. 카드수수료 인하 기조가 오랜 기간 이어진 데다 최근 대형가맹점과의 카드수수료 갈등이 불거지면서 카드업계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 반영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안을 잘 볼 수 있는 업계 출신이 되었으면 하다가도 업계 출신으로서는 현재의 난관을 견뎌내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든다"며 "하지만 카드수수료 문제가 당국은 물론 정치권의 다툼 소재가 된 만큼 어떤 인사가 오더라도 카드업계가 봉착한 문제를 풀어내지 못하리라는 불안감도 높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협회장 자리가 매력적이지만 현 상황에서 섣불리 협회장에 올랐다가 회원사의 원성을 고스란히 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리스업계를 다독이는 것도 협회장의 몫이다. 8개 전업계 카드사 대표와 함께 6개 캐피탈 대표가 투표에 참여한다.
여신업계에 오래 몸담은 관계자는 "카드와 리스업은 함께 여신으로 묶이지만 업무의 성격이나 내용이 천차만별인 특별한 업권"이라며 "두 곳을 두루 아우를 수 있는 실력자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회장추천위원회에는 이문환 비씨카드 대표,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고정욱 롯데캐피탈 대표, 박춘원 아주캐피탈 대표, 윤규선 하나캐피탈 대표, 김성태 IBK캐피탈 대표, 임정태 JB우리캐피탈 대표, 황수남 KB캐피탈 대표 등 14명이 속해 있다. 이들이 투표를 통해 차기 협회장을 정하고 총회에 올린다.
◆민관 두루 하마평…금융업계 베테랑에 기대감↑
차기 여신협회장으로는 이기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전 여신협 부회장), 정수진 전 하나카드 사장, 유구현 전 우리카드 사장, 서준희 전 비씨카드 사장, 박지우 전 KB캐피탈 사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기연 전 부원장보와 정수진 전 사장은 모두 금융업계를 두루 거쳤다는 장점으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기연 전 부원장보는 여신협에서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여신협 내부 사정에 정통하다. 부회장을 지낼 때에도 카드업과 리스업을 함께 관장해 내공을 쌓았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이 전 부원장보는 한국은행과 금감원을 거치며 관계에서 업력을 오래 쌓은 인물이다"며 호평했다.
이 전 부원장보는 지난 1986년 한국은행과 연을 맺은 뒤 2012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에 올랐다. 2014년까지 여신금융협회 부회장을 지냈다.
정수진 전 사장은 은행을 거쳐 카드와 저축은행의 사장을 지낸 실무계의 강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 전 사장은 은행, 저축은행, 카드에 몸담으면서 1금융부터 2금융까지를 두루 경험했다"며 "평소 고수하는 금융에 대한 철학이나 금융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확고한 면이 있어 여신업을 이끌어갈 만한 여러 아이디어가 있지 않겠느냐는 게 업계의 관측"이라고 전했다.
일부 전 정부부처 인사들도 '힘이 강한 관 인사'라는 기대가 섞인 하마평이 돌고 있다. 하지만 장관 등 고위급 출신으로서 협회장의 자리에 앉기에는 '급'이 마뜩잖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금융권에 정통한 관계자는 "여신업계의 사정이 어려우니 힘 있는 관 인사를 바라지만 장관 출신이 협회장으로 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거론 중인 인사들은 대부분 거취 여부를 확정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여신협회는 김덕수 회장의 임기 만료 전 회추위 일정에 따라 차기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허인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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