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SK텔레콤이 티브로드 인수와 SK브로드밴드 합병을 본격화 한다. 지난 2월 인수합병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데 이어 두달여 만에 본계약 체결에 성공한 것.
이로써 가입자 800만 유료방송 3위로 시장 1위, 2위와 격차를 줄이며 이른바 3파전을 예고했다. 향후 연합 OTT 출범 등까지 SK텔레콤의 종합미디어 그룹으로서 위상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공정위 기업결합심사가 관건.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위한 정부 인허가 작업 등이 진행 중인 만큼 유료방송 시장 재편 등 지각변동 역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공정위 시계추가 빨라질 지도 주목된다.
SK텔레콤(사장 박정호)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태광산업(대표 홍현민) 자회사 티브로드가 합병 추진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양사는 최근 급변하는 유료방송 시장에 대응하고 미디어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이번 합병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법인 지분은 SK텔레콤이 74.4%를, 태광산업 16.8%, FI(재무적투자자) 8.0%, 자사주 및 기타 0.8% 를 나눠 갖게 된다. 합병법인의 1대주주는 SK텔레콤, 2대주주는 태광산업이 된다. 외부 회계법인의 기업가치 평가를 통해 SKB와 티브로드 합병 비율은 75:25로 산정했다.
특히 FI 투자 유치를 통해 태광산업 이외 주주들이 보유한 티브로드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을 택했다. 미래에셋대우로부터 합병법인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받아 약 4천억원의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합병법인 출범 시 티브로드의 견실한 재무구조가 SK텔레콤 연결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유료방송 위협적 3위, 빅3 경쟁 가열될 듯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 인수를 통해 약 800만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게 된다. 유료방송시장에서 23.83%로 1, 2위와 격차를 줄이며 위협적인 공세를 예고했다.
현재 유료방송 1위는 KT와 KT스카이라이프로 점유율은 30.86% 수준이다. 또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할 경우 점유율 24.43%로 2위를 점하게 된다. KT는 물론 LG 계열과는 간발차다. 치열한 수위다툼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특히 오는 7월 출범 예정인 지상파3사의 푹과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 통합법인 설립에 따른 토종 OTT연합과의 시너지 등도 기대되는 대목.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와 함께 실감형 미디어 등 5G에도 보다 공격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다만 SK텔레콤은 시나리오대로 유료방송 3강 체제가 확립된다면 양적 경쟁을 지양하고 질적 경쟁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또 올 4분기까지 티브로드와 통합작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SKB-티브로드 합병 이후에도 IPTV와 케이블TV의 상생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유료방송 이용자의 편익 증진을 위한 서비스 강화에 주력하고 방송사업 본연의 지역성 책무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 공정위 기업결합, 빠른 심사 '촉각'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2월 티브로드와 인수합병을 목표로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지난 3월 2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티브로드 합병 관련 임의적 사전심사 요청서를 접수했다.
임의적 사전심사란 기업결합을 하려는 회사가 신고 기간 이전에 당해 결합이 경쟁을 제한하는지를 심사받는 제도다. 이번 본계약을 통해 임의적 사전심사는 정식신고로 바뀔 수 있다. 사전 심사를 신청해 본심사 기간을 단축하려는 복안인 것.
또 SK텔레콤은 지난 2016년 CJ헬로 인수합병과 관련 공정위 심사를 넘지 못해 고배를 마신바 있다. 보다 철저한 준비로 빠른 심사와 M&A를 마무리짓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내달 초 공정위에 기업결합심사와 과기정통부의 인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사회 전반의 의견 수렴, 정부 심사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합병법인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기간은 신고일로부터 30일, 필요한 경우 90일 범위 내에서 추가 연장할 수 있다. 다만, 자료보정을 요청하는 경우 기간에서 제외된다. 이 때문에 당초 기한인 120일을 넘길 수 있다.
아울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허가도 통과해야 한다. 인수합병시에는 방통위의 사전동의도 얻어야 하는 만큼 남은 절차의 순조로운 진행이 최대 변수인 셈이다.
공정위는 지난 3월 15일 LG유플러스로부터 CJ헬로 기업결합심사 신고서를 접수받은 바 있다. 하지만 같은달 18일 자료 보정을 요청, 현재 심사가 멈춰선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SK텔레콤의 티브로드 본계약 체결로 공정위 기업결합심사가 오히려 제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 업무가 가중되겠지만, 유료방송 재편이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어 현 상황에 맞춰 계획대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학계에서도 MSO의 진입뿐 아니라 빠져나갈 출구를 열여주는 게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전향적인 판단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한편, 경쟁업체의 합종연횡이 거세지고 있지만 KT는 이에 한발 물러서 있는 상황이다. 당장 오는 5월 16일까지 과기정통부가 국회 제출할 유료방송 합산규제 폐지에 따른 사후규제안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국회가 이를 받아들인다면 현재 일몰상태인 합산규제는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반대로 한시적이나마 합산규제가 재도입되면 KT로서는 33% 점유율 규제로 현재로선 추가적인 M&A 등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김문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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