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채나 기자] 4·3 보궐선거 참패로 촉발된 바른미래당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당 지도부가 '손학규 책임론'을 놓고 극렬히 대립하면서 당 안팎에서는 분당이 머지않았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는 바른미래당 내 분열 상황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손학규 대표가 소집한 이 회의에 하태경·권은희·이준석 최고위원이 불참한 것이다. 이들은 손 대표 재신임을 위한 전 당원 투표를 제안한 상태다.
하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손 대표는 버티면 길이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바른미래당이 망하는 걸"이라며 "지금의 모습으로 국민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오만이다. 손 대표의 통 큰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서 "앞으로 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할 계획"이라며 "아무리 야당이라 해도 현재의 운영 방식을 부정당한 상황에 저를 포함한 지도부가 일체의 쇄신 조치나 재신임 과정 없이 정부 비판, 타 정당 평가를 진행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손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지금 (내가) 대표를 그만두면 누가 할 것인가"라며 당내 일각의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 선거 득표율이 떨어졌다고 (지도부를) 바꾸라는 것은 어림없는 소리"라고 잘라 말했다.
◆손 내미는 한국당·평화당…정계개편 태풍의 눈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바른정당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바른정당의 운명이 내년 총선에 대비한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은 바른정당을 '보수 대통합'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경남 창원 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504표 차로 석패한 게 계기다. 진보 진영 연대에 맞서 보수가 통합해야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게 한국당의 계산이다. 구체적으로 바른정당 내 보수 성향 의원들이 탈당, 한국당에 합류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이를 의식한 듯 손 대표는 "나를 끌어 내리려는 사람들의 의도가 뭔지는 언론도 다 알고 있지 않느냐"라며 "어떻게 한국당에서 나온 사람들이 당세를 모아 다시 (한국당과 통합한다는 이야기를 하느냐.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도 정의당과의 공동교섭단체 구성을 뒤로한 채 바른정당만 바라보고 있다. 정치적 노선이 다른 정의당과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하기보다 향후 바른미래당 내 호남 출신 의원들을 끌어들여 '제3지대'에서 새로운 정당을 출범시키는 게 이득이라는 입장이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우리 당 소속 의원 14명 중 1명이라도 반대하면 교섭단체 구성이 불가능하다"면서 "저하고 가까운 초선 몇 의원들은 굉장히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제3지대 창당론'에 대해서는 "그러한 이야기들도 지속적으로 삼삼오오 모여서 했다"면서 "아직 바른미래당의 거취가 결정되지 않고 있다. 지금 누가 나서서 그런 이야기를 주도적으로 하지는 않고 있고 자연발생적으로 물 흘러가는 대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채나 기자 [email protected]사진 조성우 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