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실물 경기 부진과 금융경제 안정의 종합적인 여파로 기준금리가 동결됐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시기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은 금통위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올해 두 번째 정례회의를 열고 통화정책방향을 논의한 끝에 기준금리를 현행 연 1.75%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한 차례 인상 이후 3개월간 동결됐다.
앞서 한은은 지난 2017년 11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올리고 1년 만인 지난해 11월 1.75%로 다시 0.25%포인트(p) 인상한 바 있다.
이주열 총재는 직후 브리핑에서 "국내경제는 설비와 건설투자의 조정이 이어지고 수출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이어갔다"며 이같이 밝혔다. 잠재성장률 하회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은의 입장은 전망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 있다"고 선을 그었다.
국내경제의 성장흐름은 지난 1월 전망경로와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건설투자 조정이 지속되겠으나 소비가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수출과 설비투자도 하반기로 가면서 점차 회복된다는 진단이다.
경기둔화 양상이 가시화됐지만 기준금리 책정은 경기 상황에만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고 이주열 총재는 설명했다. 지난달 생산·투자·소비는 석 달 만에 동반 상승세를 보였지만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개월째 하락세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8개월째 주춤대고 있다. 체감경기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이야기다.
소비자물가의 기준금리 반영률에 대해서는 기준금리 정책의 복합성으로 답을 대신했다.
1월 중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8% 상승하며 전월(1.3%)에 이어 오름세가 완만해졌다. 식료품과 에너지 제외 지수인 근원인플레이션율은 1% 수준을,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초중반 수준을 나타냈다. 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전망경로를 다소 하회하여 당분간 1%를 밑도는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하반기 이후 1%대 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한은은 바라봤다.
1월 중 수출액은 463억달러(통관기준)로 반도체, 석유류제품 등이 지표를 끌어내려 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5.9% 축소됐다. 1월 중 제조업 생산은 전자부품 등은 주춤했지만 자동차·부품, 1차금속 등이 확대돼 전월 대비 0.5% 늘었다.
이주열 총재는 국내 경쟁력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주열 총재는 "수출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성장전략을 짜야 하는데 수출은 제조업의 경쟁력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에 따라 한은의 통화정책도 방향키를 틀 수 있다. 미중 무역협상, 북미 정상회담, 브렉시트 등 국제 동향도 주요 고려사항이다.
금리 동결은 금융시장 전문가들의 전망과 일치한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2월 기준금리가 만장일치로 동결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채권 전문가들도 동결을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3~18일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100%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더해진 데다 국제유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은 희박했다는 분석이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당분간 정책 금리 동결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시장 동요를 눌러왔다.
한편 4월 금통위의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수정경제전망을 내놓을지 여부가 뜨거운 감자다.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금융시장은 올해 금리를 동결한 뒤 내년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허인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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