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제3인터넷은행 인가에 참여한다는 결단을 내리면서 신한금융그룹과 양강 구도를 이루게 됐다. 하나금융과 신한금융 모두 인터넷은행 설립으로 디지털 색채를 확실히 하겠다는 각오다.
KB금융그룹, 우리은행에 이어 하나금융과 신한금융도 인터넷은행 시장에 뛰어들게 됐다. 금융권 ‘메기’를 꿈꿨던 인터넷은행 운동장에서 다시 4대 시중은행의 4강전이 열리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 제3인터넷은행 도전장…신한·하나 "디지털 색채" 똑같은 각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이 제3인터넷은행 인가에 뛰어들면서 금융그룹으로서는 신한금융과 함께 2강 구도를 형성했다.
하나금융은 키움증권, SK텔레콤과 손을 잡았다. 디지털 금융 강화에 목이 마른 하나은행을 축으로 제3인터넷은행에 꾸준한 관심을 드러냈던 키움증권과 ICT 강자인 SKT의 만남이다. 3사 컨소시엄의 수식어는 '뉴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인터넷전문은행'이다.
하나금융은 "3사가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선제 대응하고 혁신의 주체가 되려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뉴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인터넷전문은행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예비인가 신청 준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디지털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정태 회장은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의 승자는 변화의 수용자가 아닌 변화의 주도자"라며 "혁신 성장과 포용 성장을 주도하며 이종업종 간 융합기술과 시너지를 통해 혜택을 극대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한금융은 11일 토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실적으로 리딩금융을 재탈환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올해도 원신한 기조 아래 인수합병(M&A), 사업 확장 등 다양한 변수를 열어놓고 성장하겠다는 각오다. 제3인터넷은행이 신한의 품에 안긴다면 1등 금융그룹의 굳히기 재료가 될 수 있다.
신한금융 역시 '디지털 신한'을 핵심 기조로 삼았다. 조용병 회장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인터넷은행으로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ICT 빠진 자리에 4대 시중은행…메기 될까, 전통 경쟁 되풀이할까
제3인터넷은행이 예상과 달리 전통 금융권에서 흥행 물꼬를 트면서 셈법도 복잡해졌다.
앞서 네이버와 인터파크 등 ICT기업의 각축전이 전망된 바 있다. 하지만 네이버가 일찌감치 발을 뺀 데다 제3인터넷은행 설명회에 참석했던 비금융 기업들도 단순 참고 수준의 참석이라는 해명을 줄줄이 내놓으면서 김이 샜다.
인가 신청일이 다가오자 금융권에서 앞다퉈 도전장을 냈다. 기존 은행사업과 큰 틀에서 다르지 않고, 최소 자본금의 허들도 낮아 일단 인가를 받고 라이선스를 챙겨도 큰 손실은 나지 않는다는 계산이다. 금융그룹 각각이 디지털금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는 점도 유인책이 됐다.
제3인터넷은행 진출을 유력하게 검토했던 금융사의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보험업, 카드업 등은 라이선스 기반의 사업이라 일단 진출해서 티켓을 갖고 있는 게 유리하다"며 "인터넷은행의 최소 자본금도 250억원으로 기존 금융사로서는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다만 금융권 메기를 키우겠다는 각오와는 동떨어진 결론이라는 아쉬움도 짙다. 이미 KB금융그룹과 우리은행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각각 손을 뻗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도 가세하며 4대 시중은행 모두 인터넷은행에서 새 경쟁구도를 짜게 됐다.
한편 이날 금융당국은 정부가 금융권에 제3인터넷은행 진출을 종용했다는 분석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해명을 내놨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위·금융감독원은 금융지주들의 인터넷전문은행 참여를 독려한 사실이 없으며, 예비인가 절차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내용의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허인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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