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해서 공장을 짓는다거나 연구소를 만든다면 언제든지 가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방문 요청에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답변이다.
문 대통령은 15일 대기업과 중견기업인 130여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사전에 정해진 시나리오 없이 타운홀 미팅 방식의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를 가졌다.
이어진 문 대통령과 청와대 경내 산책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같이 했다. 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 등도 산책로를 걸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지난번 인도 공장에 와주셨지만 저희 공장이나 연구소에 한번 와달라"고 초청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얼마든지 가겠다"며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해서 공장을 짓는다거나 연구소를 만든다면 언제든지 가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이 "요즘 반도체 경기가 안 좋다는데 어떻냐"고 묻자, 이 부회장은 "좋지는 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곁에서 지켜보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삼성이 이런 소리하는 게 제일 무섭다"고 너스레를 떨자, 이 부회장이 "이런 영업 비밀을 말해버렸다"고 받아치며 웃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반도체 시장 자체가 안 좋은 게 아니라 가격이 내려가서 생기는 현상으로 보면 된다"며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가격이 좋았던 시절이 이제 조정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우리는 반도체 비메모리 쪽으로 진출은 어떻냐"고 다시 묻자, 이 부회장은 "결국 집중과 선택의 문제이다. 기업이 성장을 하려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즘 사회적 이슈인 미세먼지도 화두로 나왔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문 대통령에게 "삼성과 LG는 미세먼지연구소가 있다"고 소개하자, 이 부회장은 "공부를 더해서 말씀드리겠다"며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때문에 연구소를 세웠다. 미세먼지연구소는 LG가 먼저 시작하지 않았나"라며 구광모 LG그룹 회장에게 대화를 넘겼다.
구 회장은 "그렇다. 공기청정기 등을 연구하느라 만들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대북사업을 주도해온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격려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현 회장에게 "요즘 현대그룹은 희망 고문을 받고 있는데, 뭔가 열릴 듯 열릴 듯하면서 열리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결국은 잘될 것"이라고 했다.
양창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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