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지수 기자]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경기 하강 국면이라는 우려에도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과열 등에 대한 부담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올해 마지막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0,25%p 인상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작년 11월 이후 1년 만에 인상이다.
금리인상 배경으로는 1천5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와 미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인상으로 인한 한미금리차 확대, 부동산 시장 과열,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등이 꼽힌다. 내년 한국 경기 성장세가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미리 금리를 올려 통화정책 여력 확보를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리인상 직후 "금리인상이 내수를 위축시키는 효과는 분명히 있겠지만 여러 여건을 감안할 때 소폭 인상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 경기 성장세에 대한 우려가 많고 글로벌 경기 성장세가 둔화되는 측면도 있지만 교역시장이 크게 위축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금리인상 여파로 저소득층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고 민간 소비, 설비 투자 등 경제 전반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전체 가계대출 차주의 약 70%를 차지하는 변동금리 대출 차주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이번 금리인상으로 변동금리 대출 이자부담이 약 2조 5천억원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3분기 기준 가계신용 중 가계대출 잔액 1천427조 7천억원에 은행 변동금리 대출 비중을 적용해 금리인상분 0.25%p가 그대로 대출금리에 반영될 경우를 계산한 것이다.
또 대외리스크가 커지며 소비자, 기업의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투자도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향후 추가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을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담긴 했지만 경기 여건 악화로 내년 금리인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인상을 해야 하는 이유는 가계부채밖에 없다고 본다"며 "단기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 여력이 있는 상황에서 확장적으로 재정을 운영하는 게 맞지만, 중·장기적 재정 건전성을 고려하면 확장의 폭을 줄여나가는 정도의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리인상의 여파는 예상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현재와 미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동반 하락했다.
특히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7개월째 하락세를 기록하며 경기가 꺾였다는 신호가 한층 더 강해졌다. 금리인상으로 인해 하강 국면에 접어든 경기 지표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더욱 커지게 됐다.
김지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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