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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SK케미칼·애경산업 재수사 시작할까…관건은 공소시효


환경부, 檢에 CMIT/MIT 독성조사 결과 전달…"증거 충분"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SK케미칼(現 SK디스커버리)과 애경산업을 검찰에 다시 고발했다. 앞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2016년에도 이들 기업을 형사고발했으나,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기소 중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환경부가 지난주 검찰에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학계의 역학조사 결과를 취합해 제출한 만큼, 검찰이 수사에 나설 명분이 갖춰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건은 공소시효가 남았는지 여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의 전·현직 대표이사 14명을 업무상 과실 및 중과실 치사상 혐의로 수사해달라며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고발 대상에는 최창원·김철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애경산업 전 대표가 포함됐다.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은 지난 2012년 10월~2013년 4월 인체 유해한 CMIT/MIT 성분이 든 '홈클리닉 가습기메이트'를 각각 제조·판매했다. 옥시제품에 쓰인 PHMG는 폐 섬유화 등 인체 위해성이 입증돼 관련 기업들이 검찰 수사와 처벌을 받았으나, CMIT/MIT는 제품 위해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아 검찰 수사선상에도 오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서울 아산병원 홍수종 교수팀의 논문을 비롯해 CMIT/MIT 성분이 가습기 살균제 특유의 질환을 일으킨다는 의학적 증거가 계속해서 발표되고 있다. 환경부에서도 지난주 관련 자료들을 검찰에 제출한 상태"라며 "검찰은 더 이상 증거불충분을 말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2017년 8월 대구가톨릭대 GLP(비임상시험기관)센터가 발표한 '마우스의 기도 내 점적을 통한 가습기 살균제 CMIT/MIT와 사망 간의 원인적 연관성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임신한 실험 쥐의 기도를 통해 CMIT/MIT를 주입한 결과 실험쥐의 폐와 전신 혈관계는 물론 태반으로까지 CMIT/MIT가 이동에 새끼 쥐의 사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아산병원 연구팀도 올해 10월 애경산업의 제품을 쓴 쌍둥이 자매의 병증을 연구한 결과, CMIT/MIT가 사람의 폐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이밖에도 영국 의학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 등 해외 학계에서도 CMIT/MIT의 유해성을 지적하는 연구결과가 계속해서 발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애경의 '가습기메이트'를 쓴 후 만 2세의 딸을 잃은 이재용 씨는 눈물을 글썽이며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자녀의 이름을 이야기할 때마다 쏟아져 나오는 눈물을 막을 수 없다"며 "언제까지 대한민국이 소비자와 일반 시민의 생명을 담보로 성장해야 하나.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애경과 SK케미칼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최소 2022년까지 공소시효 남아"

관건은 공소시효가 남아있느냐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올 초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CMIT/MIT 성분의 가습기 살균제를 안전한 제품인 것처럼 허위 표시·광고했다며 과징금 처분을 내리고, 이들 법인 및 전현직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검찰은 2011년 8월 31일부터 가습기 살균제 판매가 종료돼 2016년 9월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며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업무상 과실치사죄 공소시효는 표시·광고법의 공소시효(5년)보다 2년 긴 7년이지만, 2011년 9월부터 가습기 살균제 판매가 중단된 점을 감안하면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환경부는 가습기 살균제 제품이 마지막으로 판매된 2011년이 아니라, 제품 때문에 피해를 입은 것을 인지한 날을 기준으로 공소시효를 계산하도록 검찰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해내 법률사무소의 주영글 변호사는 "대법원은 업무상과실·중과실 차사상죄의 공소시효 기산점을 피해자들이 사상에 이른 결과가 발생한 때로 본다"며 "즉, 피해자 상해나 사망이 발생한 시점이 공소시효 기산점이며 2015년에서 사망한 피해자가 있기 때문에 적어도 2022년까지는 공소시효가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에 따르면 전날까지 접수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수는 6천515명으로, 이 중 1천360명이 사망했다.

윤지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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