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새마을금고중앙회와 MG손해보험의 '주인인듯 주인 아닌' 관계도에는 굵직한 등장인물이 여럿 등장한다. MG손보의 보험업 면허를 눈독들인 이해관계자들이 은밀히 협업했다는 추론도 새어 나온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이 거래에 깊숙하게 개입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관련기사: 새마을금고, MG손보 우회인수 의혹 '7년 공방'…논란의 중심 '자베즈파트너스', "주인을 주인이라 부르지 못하는 MG손해보험")
◆'깜짝 등장' 자베즈파트너스, '거미줄 관계도' 속 정치유착 의혹
MG손보는 2013년 그린손보 당시 사모펀드인 자베즈파트너스가 설립한 자베즈2호 유한회사(94%)에 인수됐다. 나머지 6%도 새마을금고가 소유하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MG손보를 인수하는 대신 자베즈2호 유한회사의 지분을 93.93% 소유하면서 MG손보의 실질적 대주주가 됐다.
새마을금고는 새마을금고법 상으로도, 부채비율로도 보험사를 소유할 수 없다. 비금융주력사가 보험사의 대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부채비율이 300%를 넘겨서는 안 된다.
새마을금고와 MG손해보험 사이에는 굵직한 인물들과 기관이 언급된다. 새마을금고와 자베즈파트너스, 자베즈파트너스가 MG손보를 인수할 때 투자한 A사 등이다. A사 대표는 박신철 전 자베즈파트너스 대표와 친인척 관계다. 추혜선 의원(정의당)은 11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MG손보의 전 주인이었던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박지만 EG회장과 고교 동창이다”며 이들 관계를 조명하며 의혹을 보냈다.
김성삼 전 새마을금고 대표와 성인석 전 MG손보 부사장은 금융감독원에서 함께 일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성인석 전 부사장은 금감원 손해보험서비스 국장 시절 그린손보의 법정관리인에 있다가 MG손보 매각 과정이 끝난 후 부사장으로 취임했다"고 전했다.
추경호 전 금융위 부위원장과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행정고시 동기다. 김동진 전국사무금융서비스 노동조합 MG손보지부장은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추 전 부위원장을 단독으로 2~3번 만났다"며 "작은 회사의 노조위원장을 당시 부위원장이 단독으로 만난 점도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면담에서 추경호 전 부위원장은 실제 경영주체를 새마을금고중앙회로 특정지으며, "이렇게 되면 '나쁠 게 없다, 반대하지 말아달라'고 노조 측에 요청했으며,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과 면담을 신청했을 때에도 받아들여졌고, 구조조정 항목에 대해 묻자 '구조조정 없이 매각 절차를 밟겠다'고 확답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취지의 증언은 이번 국감에서도 있었다. 김동진 지부장은 11일 금융위 대상 국감에 출석해 “추 전 부위원장이 불러 '실제로 직접 경영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할 것이고 고용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추경호 전 부위원장은 현재까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금융위 차원의 개입이라고 확언할 수 없지만 당시 금융부위원장이 불러서 김동진 지부장이 방문했다는 것 자체가, 개인적인 일탈이라고 보이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고 답했다.
박지만 회장의 부인인 서향희 변호사도 언급했다. 김동진 지부장은 "2012년 서향희 변호사를 만났을 때 김승유 전 하나은행 회장과 이야기가 끝났다, 800억 정도에 인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며 "당시 (김승유 전 회장이) 포함된다는 걸 알면 이영유 전 그린손보 회장이 가격을 더 높게 부를 확률이 높으니 경영권 포기각서를 받아달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그린손보, 우회인수 감행할만한 매물은 아냐…보험업 면허가 관건"
당시 그린손보가 편법을 감행할 만큼 매력적인 매물은 아니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그린손보의 보험업 면허가 관건이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에 매물로 나온 보험사가 그린손보뿐인 데다 그린손보의 가격도 적당해 (새마을금고가) 저렴한 값에 보험업 면허를 취득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MG손보 매각 과정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김성산 전 새마을금고 대표가) 농협을 새마을금고의 모델로 삼고 싶어한다는 전언이 있었다"며 "조금만 기다려주면 법 개정을 통해서 1년 이내에 농협처럼 변화할 것이라는 약속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새마을금고가 2013년 3천200개 점포 직원들을 MG손해보험의 보험설계사로 등록시켰지만 금융감독원에서 법 위반이라며 제재했다"며 "이 때문에 새마을금고의 계획이 흐트러졌다"고 말했다.
한편 정치권과 금융권 일부에서는 A사가 지분을 처리하고 새마을금고가 이를 인수한 과정에도 의구심을 품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자베즈파트너스가 MG손보 인수를 마무리 짓고 3개월 만에 8억원 정도의 수익만을 올리고 빠져나갔다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해명이 되지 않는다"며 "당시 '만사올통(모든 일은 박 전 대통령 올케인 서향희로 통한다)'이라는 말이 유행해 (박 전 대통령 측근이) 행동을 자제하는 시점이라서였는지…"라고 전했다.
허인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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