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우리나라 국민 100명 중 1명은 불법사금융에서 돈을 빌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대 연 120%까지 초고금리를 물고서도 52만명의 국민이 불법사금융에 손을 뻗고 있는 셈이다.
23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17년 불법 사금융시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등록 대부업체와 사채 등 불법사금융의 전체 대출잔액은 6조8천억원이다. 불법사금융 차주는 약 52만명으로 우리 국민의 1.3%에 해당한다.
만19세 이상부터 79세 이하 국민 5천명을 대상으로 지난 한해 동안의 불법사금융 이용자수와 대출 규모를 추정했다.
불법사금융 차주가 권역 내 대출을 받는 경우는 드물었다. 불법사금융과 등록대부를 동시에 이용하고 있는 차주는 4만9천명으로 두 시장이 서로 분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금융당국은 진단했다.
불법사금융의 연 금리는 최고 120%에 달했다. 66% 초과의 초고금리 이용자비율은 전체 이용자의 2.0%였다. 지난해 법정최고금리는 27.9%, 현행은 24%다.
다만 지인이나 지역 내 제한된 고객을 대상으로 지속 거래하는 영업 행태나 담보대출 취급 등의 영향으로 20% 이하 대출도 26.8% 수준이었다.
불법사금융 차주는 무직자보다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40~60대 남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월소득이 200~300만원대(20.9%), 40~60대(80.5%)의 분포가 두드러졌다.
주로 경제활동 연령대인 40~50대(53.7%)가 이용중이며, 상환 능력이 부족한 60대 이상 노령층(26.8%)의 비중도 상당했다. 노년 차주의 상환능력이 눈에 띄게 떨어져 60대의 49.5%가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 중 25.7%는 상환이 불가능하다.
월소득 600만원이 넘는 고소득자도 17.8%나 불법사금융을 이용했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고소득자나 소득포착이 어려운 사업자 등으로 금융위는 추정했다.
불법사금융 차주의 절반은 한꺼번에 돈을 갚는 단기, 만기일시상환 대출을 사용하고 있다. 상환부담이 커 잦은 만기연장에 노출되는 등 건전성 관리가 시급하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불법사금융 차주의 36.6%가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느끼고 있으며, 이중 5.1%는 상환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계층별로는 60세 이상 고령층, 월소득 100만원 이하와 월소득 600만원 이상자의 위험이 높은 수준이다.
반복적인 전화와 문자, 야간 방문, 공포심 조성 등 불법채권 추심도 만연했다. 불법사금융 차주의 8.9%가 불법채권 추심을 경험했으나, 보복우려, 대체 자금마련 곤란 등으로 64.9%는 신고의사가 없었다.
불법사금융 차주의 정책지원 인지도는 높은 수준이었다. 최고금리 인하에 대해 불법사금융 이용자의 60%가 알고 있었고, 저금리대출과 채무조정 등을 시급한 정책이라고 답했다.
박주영 금융위 가계금융과장은 "검‧경, 국조실 등 범부처간 공조를 통해 불법사금융에 대한 엄정한 단속을 지속하고, 형벌 강화 등 제도적 보완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며 "정책금융 공급체계 개편, 금융연체자 신용회복 지원 강화 등 서민금융지원 제도를 보완하고, 홍보 강화 등도 병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허인혜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