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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5G, LTE 보다 20배 빠르다?


기술적 최고 전송속도, 사용자 체감속도는 달라

[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LTE 보다 20배 빠른 5세대통신(5G)이 온다."

이동통신 3사 공식블로그와 홈페이지에서 5G를 설명할 때 흔히 쓰는 표현이다.

한국이 내년 3월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5G 서비스에 대한 차별화 된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 빨라진 데이터 처리 속도를 강조하고 있는 것. 복잡한 통신기술을 일반인에게 쉽게 알리는 차원이기도 하다.

이처럼 어떤 통신채널이 운반할 수 있는 데이터양을 처리량(Throughput)이라 부른다. 가령 100MB의 데이터를 전송하는데 한 채널은 5초, 다른 채널에선 10초가 걸렸다면 처리량은 각각 160Mbps, 80Mbps가 된다. 160Mbps 능력을 가진 채널이 더 빠르다는 뜻이다.

또 이 처리량이 얼마나 많은지를 '전송속도'라는 용어로 표현한다. 통신업계에서는 이 전송속도가 높을수록 더 나은 품질을 가진 서비스로 소개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5G가 LTE보다 20배 빠를까.

이동통신의 국제 표준을 제시하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2015년 발표한 IMT-2020(5G)의 기술 성능 요구사항에 따르면 5G의 최고 전송속도는 다운로드 20Gbps, 업로드 10Gbps다.

ITU는 이 요구사항을 발표할 당시 이동통신의 전송속도가 최대 10Gbps 정도까지 확대될 것으로 봤지만, 특정 조건 및 시나리오 하에서(under certain conditions and scenarios)에서는 20Gbps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또 현재 한국에서 5G 보다 한 세대 아래인 LTE에서는 1Gbps(다운로드)의 최대 전송속도를 낼 수 있다. SK텔레콤의 커버리지맵 사이트를 보면, SK텔레콤은 1Gbps를 지원하는 일명 4.5G LTE-A Pr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LTE에 쓰이는 주파수집성(CA) 기술과 4x4 다중입출력안테나(MIMO)·256진교 진폭 변조(QAM) 기술을 적용해 1Gbps의 속도를 낸다. 4.5G 서비스는 올해 상반기 기준 서울·인천·성남·수원·안양·부산·울산·대구·광주·대전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5G는 LTE보다 20배 빠른 기술인 게 맞다.

그러나 데이터 처리량을 평가할 때 최고 전송속도(Peak data rate)와 실제 사용자 체감속도(User experienced data rate)에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최고 전송속도는 이동통신 단말기가 '이상적인 조건'에서 달성 할 수 있는 최대 데이터 속도를 뜻한다. 이와 달리 사용자 체감속도는 통신서비스의 도달 범위 내에서 단말기에 측정되는 데이터 속도를 말한다.

문제는 통상 사용자 체감속도가 최고 전송속도에는 못 미친다는 점. 이동통신은 고정된 장소에서 사용되는 유선통신과는 달리 이동속도, 장애물, 날씨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또 단말기와 연결된 기지국이 수용할 수 있는 용량에 따라서도 속도가 저하될 수 있다.

실제로 ITU 역시 5G 최고 전송속도를 20Gbps를 규정했지만 사용자 체감속도는 100Mbps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도심과 교외지역 같은 넓은 곳에서는 실제 속도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본 것. 실내의 경우도 최대 체감속도는 1Gbps까지 가능할 것으로 봤다.

또 이 같은 전송속도는 통신사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단말기에서도 지원 돼야 한다. 현재 SK텔레콤의 4.5G를 쓸 수 있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에는 엑시노스 9810 칩셋이 장착돼 있다. 이 칩셋에 들어간 엑시노스 모뎀 359는 최대 6개 대역의 CA와 최대 1.2Gbps의 다운로드, 200Mbps의 업로드 속도를 지원한다.

그러나 추후 5G 단말기가 출시되더라도 20Gbps에는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5G 표준 첫 통신 칩 엑시노스 모뎀 5100은 6GHz 이하의 주파수대역에서는 최대 2G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초고주파대역에서는 6Gbps를 지원한다. 이 모뎀은 엑시노스 모뎀 359 보다 발전된 8밴드 CA를 지원하지만, 다중입출력안테나 수는 4x4를 넘지 못했다.

정승규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기지국과 단말기에 적용되는 안테나개수가 늘어나게 되면 데이터 속도가 선형적으로 증가하는데, 5G의 목표 속도(20Gbps)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이론적으로 100개 이상의 안테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5G 전송속도가 이론적으로는 LTE의 20배에 달할 수 있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실제 체감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실감나는 VR 위해서는 4.2Gbps 필요

그러나 5G가 LTE 보다 20배까지 빠르지 않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5G 서비스의 가상현실(VR) 등 미디어스트리밍 등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20Gbps에 달하는 데이터 속도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령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에 따르면 HD급 영상을 끊김 없이 보는데는 5Mbps, 4K UHD 동영상은 20Mbps 정도면 된다. 더 낮은 화질인 SD 영상은 0.7Mbps면 된다.

최근 이동통신 3사가 월 6만9천원 요금제와 같은 무제한 요금제에 기본 제공된 데이터를 소진한 뒤 5Mbps 속도 제한을 건 것도 이 때문이다. 그 이상의 품질을 원한다면 9천~3만1천원을 더 내고 속도 제한 없는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쓰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5Mbps 정도면 HD급 영상은 보는데는 문제가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다만 가상현실(VR)을 접목한 실감형 미디어서비스는 이 보다는 더 높은 수준의 전송속도가 요구되는 것은 사실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사용자가 현실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실감형 미디어서비스는 ▲5037*5707 해상도 ▲100~120 초당 프레임 수(FPS)가 필요하고, 이를 전송하려면 4.2Gbps 전송속도가 요구된다.

실감나는 VR서비스를 이용하려면 5G 서비스가 필요한 셈. 대신 역시 체감속도가 더 빨라져야 할 것으로 보이다.

◆서비스 누릴 체감속도 올라가야

이처럼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려면 이론상 최고 전송속도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실제로 사용할 때의 속도를 높이는 기술 개발 및 투자가 필요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17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이통3사 LTE 서비스의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133.43Mbps, 업로드 속도는 34.04Mbps에 불과했다. 도서, 해상로, 해안도로, 등산로 등 통신 취약지역에서는 다운로드 56.11Mbps, 업로드 15.99Mbps로 더 낮아졌다.

같은 조사에서 이통 3사가 구축한 개방형 와이파이(WiFi)의 전송속도가 다운로드 263.09Mbps, 업로드 266.90Mbps 였던 것에 비해서도 떨어진다.

이통 3사가 별도 홈페이지에서 공개해온 커버리지맵에 이에 비해 평균 19.39Mbps 가량 과대 표시된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는 과기정통부가 시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탓에 이통 3사도 체감 전송속도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기술개발 및 기지국 용량 증설 등에 계속 투자하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업계 의견을 종합한 바에 따르면 이통 3사는 5G 이동통신 구축과 고도화를 위해 5~7년간 약 30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도민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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