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여야 4개 교섭단체 지도부가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을 본격화한 가운데 치열한 기싸움이 예상된다.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배분을 두고 각 정당의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70주년 제헌절이 돌아오는 시점에서 각 당이 이번 주중 협상 타결의 실마리를 마련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평화와정의의원모임 등 교섭단체 4당 원내수석부대표단은 2일 국회에서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을 위한 실무협상에 들어간다.
전반기 국회 원 구성 당시와 비교할 경우 후반기 국회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130석으로 원내 다수당이 된 상황이다. 전반기 국회 구성 당시는 새누리당이 129석으로 원내 제1당,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121석, 38석으로 그 다음 순위였다.
현재는 2016년 대통령 탄핵과 새 정부 출범 이후 정계개편, 올해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선을 거치며 자유한국당이 114석으로 제2당, 바른미래당이 30석으로 제3당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면서 정치 지형이 전반기 국회보다 한층 복잡해진 상황이다.
이같은 정치 지형은 원 구성 협상의 핵심 사안인 의장단 배분에서도 드러난다. 관례적으로 국회의장은 다수당인 여당이 차지한다. 민주당의 경우 국회의장 후보로 6선의 문희상 의원을 점찍어 둔 상황이다.
부의장은 야당이 의석수별로 한 자리씩 선점하는 게 관례였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각각 부의장을 겨냥하는 가운데 평화와정의도 부의장 1석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당간 조율이 불가피해졌다.
◆70주년 제헌절 코앞, 교통정리 가능할까
국회의 핵심 권한인 입법 실무를 전담할 18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직 배분은 원 구성 협상에서도 각 당의 이해가 가장 엇갈리는 부분이다. 한국당이 운영위, 법사위 등 핵심 상임위원장을 유지하려는 의도인 가운데 평화와정의가 2개 이상의 위원장직을 요구하는 상황이라 각 당 지도부의 계산이 한층 복잡해졌다.
먼저 운영위의 경우 청와대 비서실을 직접 소관기관으로 두고 있는 특성상 통상 여당 원내대표가 위원장을 맡아왔다. 전반기 국회의 경우 지난해 대선 이후 여야가 뒤바뀌었으나 운영위원장은 정진석 한국당 전 원내대표의 뒤를 이어 같은 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뒤를 이었다.
민주당은 운영위와 함께 각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을 최종 심사하는 법제사법위(법사위)를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사위원장은 관례적으로 제1야당이 맡는다. 그러나 전반기 한국당 소속 권성동 법사위원장이 상당 부분 개혁입법을 좌절시켰다는 게 민주당 지도부의 인식이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을 심사할 예결산특위, 경제부처를 소관 기관으로 둔 기재위, 정무위 등도 민주당과 한국당이 충돌하는 부분이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 혁신성장 등 경제기조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이들 상임위가 여야의 핵심 전선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의 경우 소위 '알짜 상임위'로 통하는 국토교통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와정의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환경노동위를 각각 요구 중이다.
여권 관계자는 "전반적인 협상 구도가 이전보다 복잡해지긴 했지만 협상 자체가 길게 가진 않을 것"이라며 "제헌 70주년 행사를 주도할 국회가 공백 상태로 제헌절을 맞기는 상식적으로 어려운 만큼 그 전 타결을 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석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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