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달 중국 베이징 점포를 매각한 롯데마트가 이번에 가장 많은 점포가 위치해 있던 상하이 지역 점포도 현지 기업에 매각하며 중국사업 철수 속도를 높이고 있다. 롯데는 이르면 6월, 늦어도 9월까지 중국 롯데마트 매각 작업을 완전히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11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정기 이사회를 열고 롯데마트 중국 화둥법인 점포 50여 개를 2천800억∼2천900억원에 중국 유통기업인 '리췬(利群)그룹'에 매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매각 대상 점포는 상하이와 장쑤성 등 화둥지역 50여개 점포다.
리췬그룹은 산둥성 칭다오에서 1933년 설립된 유통전문회사로, 지난해 기준 연 매출은 약 1조7천80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마트는 상하이 일대 74개 점포를 갖고 있지만, 20여개는 리췬 측이 인수를 원치 않아 폐점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리췬그룹 외에도 최근 또 다른 업체가 이 지역의 롯데마트 점포에 관심을 보이며 롯데와 접촉을 시도했으나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리췬그룹이 상하이 지역 점포 74개를 모두 인수할 만큼의 자금력을 갖추지 못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 같다"며 "리췬보다 좀 더 자금력 있는 다른 협상자가 롯데마트 매각에 관심을 보이면서 롯데가 몸값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결국 불발되면서 리췬에 점포를 부분 매각하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일로 롯데마트는 2007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후 11년 만에 사업을 접게 됐다. 이는 지난해 3월 중국 당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으로 소방·위생 문제를 빌미로 현지 롯데마트에 잇따라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것이 계기가 됐다. 이로 인해 롯데마트는 112개 매장 중 현지 점포 87곳의 영업을 중단하게 됐으며, 나머지 점포 매출도 80% 이상 급감했다.
이후 롯데마트는 지난해 5월부터 골드만삭스를 인수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을 추진해왔으나, 중국의 사드 보복 장기화로 협상을 제대로 진행시키지 못했다. 결국 분할 매각으로 방침을 바꾸고 인수 대상자를 물색해오던 롯데마트는 지난달 베이징 점포 21곳을 약 2천485억원에 중국 유통업체 우메이(Wumei·物美)에 매각하며 현지 사업 정리에 속도를 내게 됐다. 이번에 상하이 지역 점포까지 팔고 정리하게 되면 화중과 둥베이 법인에 속한 14개 점포만 남게 된다.
롯데 관계자는 "2시쯤 이사회가 끝났다"며 "공시가 된 후 관련 내용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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