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공시대상기업집단 57개 가운데 작년 4대그룹 정책 간담회 이후 현재까지 소유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하거나 추진한 곳이 10개 집단인 것으로 나타났다.
5대 그룹 중에서는 현대차, SK, LG, 롯데 등 4개 집단이 구조개편안을 발표하거나 추진했고, 6대 이하 그룹에서는 현대중공업, CJ, LS, 대림, 효성, 태광 등 6개 집단이 구조개편안을 발표·추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재계에서 이 같은 대기업집단의 소유 지배구조 개편 사례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앞으로 재계와의 소통을 통해 자발적 변화가 더 확산되도록 촉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작년 6월 재계와의 간담회 이후 대기업집단의 자발적인 소유지배구조 개선을 일관되게 촉구해 왔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해 6월 4대 그룹 전문경영인과의 정책간담회 당시 "기업인들 스스로 선제적인 변화의 노력을 기울이고 모범적인 사례를 만들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같은 해 11월 5대 그룹과의 2차 간담회에서는 일부 기업들의 선도적인 노력을 평가하며 "자발적 개선에 더 분발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집단들의 소유지배구조 개선사례들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이 앞으로 더욱 확산되기를 기대하는 차원에서 최근 기업 측이 공개한 구조개편 사례를 분석·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각 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 개편 내용은 ▲소유구조 개선 ▲내부거래 개선 ▲지배구조 개선 등 3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연내 순환출자 완전 해소를 통해 소유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발표한 곳은 롯데, 현대중공업, 대림 등으로 조사됐고, 롯데와 효성은 기업집단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 지주회사 구조개선을 통한 소유구조를 개선했거나 개선할 계획을 발표한 곳은 LG, SK, CJ, LS 등이다. LG는 체제 밖 계열사(LG상사)를 지주사 체제 내로 편입했고, SK는 체제 밖 계열사(SK케미칼)를 지주사로 전환했다. LS도 체제 밖 계열사(가온전선)을 지주사 체제 내로 편입했고, 또 다른 체제 밖 계열사(예스코)를 지주사로 전환했다. CJ 역시 지주사 산하 두 개 자회사가 공동출자한 손자회사(대한통운)를 단독 손자회사로 전환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대림과 태광은 총수일가 지분이 많고 내부거래비중이 높은 사익편취규제대상회사의 총수일가 지분을 처분함으로써 내부거래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대림은 총수일가 지분이 많은 회사(켐텍)에 대해 올해부터 신규 계열사 거래를 중단하고 기존 거래를 정리할 계획이다.
SK는 SK이노베이션과 SK에 각각 전자투표제를 도입해 지배구조 개선에 나섰다. 전자투표제는 주주가 주주총회 출석 대신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로, 소수 주주의 주총 참여를 활성화해 지배주주에 대한 견제장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또 현대자동차는 올해 글로비스, 2019년 현대차·기아차, 2020년 모비스에 사외이사 주주 추천제도를 순차적으로 도입해 지배구조 개선에 나선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집단이 최근 발표하거나 추진 중인 구조개편 사례들은 소유 지배구조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고 거래관행을 개선한다는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이런 노력이 앞으로 다른 대기업집단으로도 적극 확산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집단이 변화해가는 모습을 반기별로 분석·평가해 이번처럼 공개할 것"이라며 "일감몰아주기 조사 등 공정거래법의 엄정한 집행과 함께 총수일가의 전횡방지를 위한 제도개선도 병행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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