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성지은기자] 블록체인이 한국 산업지형에서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보다 더 큰 사업 기회를 제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오세현 한국블록체인오픈포럼 회장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한국블록체인학회 학술대회 및 워크샵'에서 "블록체인이 산업 활성화 측면에서 가장 큰 사업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한국은 한국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언어장벽이 높고 영어권 국가에 비해 쌓이는 데이터 수가 현저히 적다"며 "장기적으로 AI 알고리즘 고도화, 빅데이터 시장 활성화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블록체인은 다르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은 데이터에 신뢰성을 더하고 AI 알고리즘 개선 등에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만약 데이터의 무결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AI 기술 고도화가 어렵다. 가령 '사과는 빨갛다'는 데이터가 아닌 '사과는 파랗다'란 잘못된 데이터가 AI 알고리즘을 통해 지속 학습되면, AI 알고리즘 개선이 어렵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기술을 통해 데이터의 위·변조를 막고 신뢰성을 더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블록에 정보를 저장하고 블록은 체인으로 연결돼 분산된 노드에 동일하게 저장된다. 또 분산된 노드에 의해 정보가 검증돼 위·변조가 어렵다. 무결한 데이터는 AI 고도화 등에 여러 장점을 제공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의료 서비스의 질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은 지역사회에서 일차의료 시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 관리를 할 때, 동네병원뿐만 아니라 건강검진센터·복지시설 등 다양한 기관을 방문한다.
이때 개별 기관을 방문할 때마다 서류를 접수하는 등 불편함이 있는데, 블록체인 플랫폼을 적용함으로써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영성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원장은 "지역사회 일차의료 서비스에도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과거엔 병원에서 환자 정보를 갖고 의사결정을 했지만, 블록체인은 분산화 구조를 통해 환자에게 정보 권한을 제공하고 환자 중심의 거버넌스를 가져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뢰성·투명성 등 다양한 이점을 제공하는 블록체인 서비스는 향후 보다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세현 회장은 "올해 초 블록체인 자체에 호기심을 가지고 개념검증(PoC)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는 일이 많았다"며 "이제는 사람들이 직접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데, 향후 블록체인 도입 컨설팅과 프로젝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 또한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하 기관인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관련 사업을 추진하며 산업활성화 등을 지원하고 있다.
주용완 KISA 인터넷기반본부장은 "과기정통부와 새로운 서비스를 육성하고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내년도 대규모 블록체인 사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예산 확보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규제샌드박스 등을 도입해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는 법제도를 제거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블록체인을 도입하고자 하는 수요기관, 가령 보험사 등과 함께 수요기관 중심의 협의체를 구성하고 걸림돌을 제거할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다만 블록체인 만능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블록체인은 데이터 위·변조를 막고 인프라 비용을 절감하지만, 설계를 어떻게 하냐에 따라 오히려 데이터 처리 비용 등이 늘 수 있다.
또 보안 위협이 공존한다. 가령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등으로 데이터 거래를 지연하고 서비스를 마비시킬 수 있다.
이날 호주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발표한 잉보 웨버 호주 블록체인 전용 연구센터(CSIRO's Data61) 연구과학자는 "블록체인이 마치 보안과 관련해 만능처럼 여겨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논의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성지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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