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민경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세탁기 수입 쿼터제를 실시한다. 쿼터 초과분에 한해 관세는 최대 50%까지 부과키로 했다. 다만 삼성과 LG가 수출하는 세탁기 중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세이프가드 조치 대상에서 제외된다.
ITC 위원 4명은 자국으로 수입되는 대형 가정용 세탁기를 대상으로 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권고안을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해당 권고안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세탁기가 연간 120만대를 초과할 경우, 초과분에 한해 3년에 걸쳐 ▲1년차 50% ▲2년차 45% ▲3년차 40%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쿼터 이내(수입량 120만대 이하) 수입분에 대해서는 관세를 부과하자는 의견과 부과하지 말자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관세 부과를 주장하는 위원 두 명은 ▲1년차 20% ▲2년차 18% ▲3년차 15%의 세율을 제시했다.
ITC는 세탁기 부품 수입량에 대해서도 쿼터제를 제안했다. 수량은 ▲1년차 5만대 ▲2년차 7만대 ▲3년차 9만대다. 초과분에 대한 관세는 완제품과 동일하게 ▲1년차 50% ▲2년차 45% ▲3년차 40%다. 쿼터 이내 수입분에 대해서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ITC의 권고안은 내달 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책상 위에 올라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로부터 약 60일 이내에 ITC가 제안한 조치를 실행할 지 여부를 결정한다. 늦어도 내년 2월 이내에 판단을 내려야 한다.
◆삼성전자 "현지 공장 곧 가동"…LG전자 "매우 안타깝다"
ITC의 이 같은 결정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입장문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권고안을 비난하지 않은 반면, LG전자의 경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 뉴스룸을 통해 "ITC가 월풀의 제소를 적절히 거절했다"며 "관세가 매겨지면 가격이 오르고, 소비자 선택권이 줄어들며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의 인력 창출에 저해가 된다"고 전했다.
또한 "2018년 초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이 가동될 예정이기에 수입 제한 조치는 필요 없다"며 "이미 내년 1월 공장 가동을 위해 350명의 인력을 고용했고, 150명을 추가 고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 측은 "세이프가드 발효로 인한 최종적인 피해는 미국 유통과 소비자가 입게 될 것이므로 권고안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최종 결정을 하게 될 미국 정부가 현명한 선택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권고안은 한국 기업의 미국 내 기반을 약화시키고, 결과적으로 현재 건설 중인 현지 공장의 정상적 가동과 미국 내 일자리 창출 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테네시 공장의 가동 시점을 앞당기는 등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세탁기의 물량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추가로 늘리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정부 또한 국내 전자업계와 대책 논의에 들어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세탁기 세이프가드 관련 민관합동 대책회의'를 이날 오후 2시 비공개로 개최한다.
강민경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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