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추워진 날씨로 인해 벌써부터 3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 패딩이 등장하면서 학부모들의 한숨이 나오고 있다. 특히 겨울철 대목을 앞둔 유통업계가 청소년을 상대로 아이돌 마케팅 경쟁에 뛰어들면서 불필요한 구매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웃도어 업체들은 다운재킷 판매를 위한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다운재킷은 연간 매출 60% 이상을 차지할 만큼 효자 상품이다. 이들은 아이돌 그룹을 브랜드 모델로 기용하고 광고와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본격적인 겨울 맞이에 나섰다.
아이더는 지난달 초 인기 아이돌그룹 워너원과 함께 촬영한 겨울 다운패딩 영상 광고를 공개했다. 블랙야크는 걸그룹 라붐 솔빈에 이어 남성 아이돌그룹 뉴이스트W를 내세웠다. 다이나핏 역시 아이돌그룹 세븐틴과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일정 금액 이상의 구매 고객에게 아이돌의 화보를 담은 브로마이드와 다이어리, 달력 등 굿즈를 사은품으로 제작해 증정하고 있다. 아이돌의 팬덤을 활용해 매출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아이더의 워너원 홍보영상이 공개되자 온라인상에는 워너원 패딩이 큰 화제를 끌었다. '워너원 브로마이드를 얻고자 다운재킷을 구매했다' 등의 글로 가득했다. 심지어 일부 팬들은 워너원 브로마이드가 있는 아웃도어 매장을 공유하기도 했다.
아울러 10대 청소년 사이에서는 유명 아이돌이 홍보한 패딩의 경우 이른바 '1등급'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패딩 점퍼를 가격과 인지도 등에 따라 계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때문에 10대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고가의 패딩을 구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44) 씨는 "딸의 성화에 못 이겨 40만원 가까이하는 다운재킷을 구매해줬다"며 "업체들이 10대의 팬심을 교묘히 이용해 장삿속을 채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학부모 정모(47) 씨는 "아이가 춥다길래 패딩을 구매해줬는데 정작 필요한 건 아이돌의 브로마이드 사진이었다"며 "주변 친구들도 아이돌 사진을 모두 갖고 있다는 말에 자녀가 소외감을 느낄까 봐 이왕 겨울옷 구매하는 김에 같이 샀다"고 말했다.
결국 과도한 스타 마케팅이 소비자의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7조원에 달했던 아웃도어 시장규모가 2~3년 만에 5조원 이하로 추락한 데에는 출혈 경쟁식 마케팅 전략이 한몫한 만큼 내실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의 정체기 속에 가격 대비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찾아야 하는데 인지도를 높이는 데는 아이돌 마케팅만 한 게 없다"며 "아이돌을 찾는 층은 10대에서 전 연령층으로 넓어지고 있고 고가 품목 비중을 줄이면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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