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채나기자] 지난 1월 '개혁보수' 깃발을 들고 출항한 바른정당호(號)가 창당 9개월여만에 난파선 신세로 전락했다.
통합파 9명이 탈당한 데 이어 오는 13일로 예정된 전당대회까지 불투명해지는 등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양새다.
◆창당 후 잇단 악재, 9개월여 만에 분당
바른정당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속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비박계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선을 그으며 만든 정당으로, 창당 직후부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대선 후보로 나선 유승민 의원의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았고, 급기야 투표일을 일주일 앞두고 당 소속 의원 13명이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탈당했다.
대선 참패 후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가 들어섰지만 이혜훈 전 대표의 금품수수 의혹 사퇴라는 악재가 또 닥쳤다.
당내 세력이 통합파와 자강파로 갈린 것도 이 무렵부터였다. 새 지도체제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11.13 전당대회 확정으로 봉합되는듯 하더니 통합파 의원들이 탈당을 예고하는 등 갈등이 격화됐다.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명한 것은 통합파의 결단에 불을 당겼다. 김무성 의원 등 9명은 자강파 설득에 최종 실패하자 6일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바른정당은 11석의 비교섭단체로 전락했다. 탈당파는 오는 8일 오후 탈당계를 제출한 뒤 9일 자유한국당 입당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자강파도 '흔들'…전당대회 무용론에 추가 탈당설까지
잔류한 11명의 의원들도 크게 동요하고 있다. 당장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 무용론이 불거지면서 일부는 후보직을 내던졌다.
박인숙·정운천 의원과 박유근 당 재정위원장은 "당이 쪼개지는 것이 예상되는 단계에서 전당대회는 의미가 없어졌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당초 6명이 도전했던 전당대회에는 유승민·하태경 의원과 정문헌 전 사무총장 3명만 남게 됐다. 바른정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와 3명의 최고위원 등 총 4명의 지도부를 선출할 계획이었으나 전당대회 자체가 무의미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추가 탈당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의원 등은 전당대회 연기 및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논의를 요구했다. 자강파가 전당대회를 예정대로 강행할 경우 이들을 비롯한 일부가 탈당을 결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당대회 후 통합론도 흘러나온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국민들로부터 박수받는 통합이라면 반대하지 않는 입장"이라며 "통합 논의는 완전히 닫혀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윤채나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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