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거운동 나흘째인 20일 보수성향이 강한 강원과 충북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문 후보는 강원을 방문해 성공적인 평창올림픽을 위한 중앙정부의 지원을, 충청에서는 바이오헬스 혁신 융합벨트 구축 등 맞춤형 공약을 내세우며 민심 공략에 나섰다.
아울러 문 후보는 전통적으로 보수지역인 이곳에서 '진짜안보 대통령'을 강조하며 보수층 구애에 사활을 걸었다. 정치권에서 이어지고 있는 북한 주적 논란을 조기에 차단하고 강원·충청 지역의 방황하는 보수표심을 흡수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평창올림픽, 제1의 국정과제로 추진"
문 후보는 이날 오전 강원도를 방문해 북한 선수단을 참가시켜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문 후보는 이날 강원대에서 최문순 강원지사와 만나 강원 지역 최대 사업인 평창올림픽을 새 정부 제1국정과제로 삼을 것을 약속했다.
문 후보는 "정권교체가 되면 그동안 총리가 맡아 하던 평창올림픽 지원위원회 등을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며 "북한 응원단이 내려와 평화올림픽으로 만든다면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북한 선수단 올림픽 참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의 ▲북한 선수단 금강산 육로로 대회 참가 ▲북한 동계스포츠 인프라 활용 방안 협의 ▲북한 응원단 속초항으로 입항 ▲금강산 온정각에서 올림픽 전야제 개최 노력 등 5대 구상을 발표했다.
문 후보는 오후에는 강원 춘천과 원주에서 집중유세를 벌이고 지역맞춤형 공약을 발표했다. 소양강댐 수열에너지를 활용한 데이터센터단지 조성, 헬스케어 국가산단 조성 등이 지역 공약에 포함됐다. 오후 늦게는 충북 청주로 이동해 바이오헬스 혁신 융합 벨트 구축 등을 약속할 예정이다.
◆'진짜안보 대통령' 강조…보수표심 흔들기
문 후보는 북한 주적 논란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안보 대통령' 이미지를 강조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쏟았다. 문 후보는 이날 장애인의 날 기념식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북한을 주적이라고 천명하도록 하는 것은 지도자의 자격이 없는 잘 모르는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9일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문 후보에게 "북한이 우리 주적(主適)이냐"고 묻자 문 후보가 "(주적 규정은) 국방부가 할 일이지, 대통령이 할 일이 아니다"고 답한 게 논란의 발단이 됐다. 이후 정치권은 일제히 문 후보를 비판하고 나섰다.
문 후보는 "북한은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고 위협이 된다는 점에서 적이 분명하지만, 동시에 헌법에 따라 우리와 함께 평화통일할 대상이기도 하다"며 "국방부는 북한을 적으로 규정해 국방에 만전을 기해야 하지만, 또 외교부는 외교적인 노력을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한 문 후보는 이날 춘천 유세현장에서는 "이제는 가짜안보와 진짜안보를 바꾸는 정권교체"라며 "군대에 안 간 사람은 특전사 출신 제 앞에서 안보 얘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 지난 10년 안보무능, 안보 불안세력, 가짜 안보세력을 진짜 안보세력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北여성외모 발언 구설수, 文 "죄송하다"
앞서 문 후보는 이날 최 지사와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 북한 응원단을 '자연미인'으로 말하며 여성 외모와 관련한 농담을 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문 후보는 "예전에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북한 응원단을 데려오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며 "그때 보니까 북한 응원단이 완전히 자연미인, 그랬는데 그 뒤에 나온 건 북한에서도 성형수술 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문 후보는 즉각 입장문을 발표하며 "오늘 최문순 지사와 간담회 중 북한 응원단과 관련한 발언은 북한에서도 세태가 변하고 있다는 취지였다. 발언 취지와 맥락을 떠나 제 발언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을 여성분들께 죄송한 마음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이영웅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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