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채송무기자]박근혜 대통령이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을 통해 임기를 마치는 대통령이 되면서 이후 대선에 나설 보수 후보들의 입지에도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게이트와 탄핵 과정에서 보수정당과 주자들은 치명상이라고 할 만큼 큰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탄핵 정국의 막바지에서 이른바 태극기 집회의 숫자가 크게 늘어나는 등 보수 결집도 일어나 이후 상황의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문제는 누가 결집하는 보수층의 대표주자가 될 것인가다. 현재 가능성이 있는 후보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다. 박근혜 정권에서 법무부장관과 국무총리, 탄핵 후에도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낸 황 권한대행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이후 꾸준히 보수의 대안으로 15% 내외의 지지율을 보여왔다.
그러나 황 권한대행은 박근혜 정부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헌법재판관 8인 전원일치로 탄핵 인용 결정을 한 만큼 책임론의 직격탄을 받는 황 권한대행이 출마를 결심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대선을 관리해야 할 황 대행이 대통령 권한대행 직을 그만둔다면 또 다른 권한대행을 선출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황 권한대행은 탄핵이 있은 지난 10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이제 우리 모두가 헌재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며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비상한 각오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말한 만큼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박근혜 정권 책임론서 자유로운 劉·洪, 약점도 명확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과 홍준표 경남도지사 역시 보수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황 권한대행과 달리 유 의원과 홍 지사는 박근혜 정권 책임론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것이 장점이다.
유 의원은 최순실 게이트 이후 필수적인 보수 개혁에 적합한 인물로 낙점될 수 있다. 실제로 유 의원은 박근혜 정권의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법인세 인상 등에 찬성 입장을 보이면서 '안보에서의 보수, 경제에서의 개혁'을 주창해 청와대와 갈등을 벌이기도 했다.
문제는 유 의원이 탄핵 이후 결집할 보수 지지층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다. 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다른 입장을 내놓으면서 주목받았지만, 보수의 본산이라 불리는 대구에서는 '배신자' 이미지를 얻었다. 대구 출신 의원임에도 낮은 TK지지율은 유 의원의 성장을 막았다.
그러나 최근 어려운 경제 상황과 양극화 심화 등 사회 모순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보수 개혁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유 의원은 보수의 대표주자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한 때 저격수라고 불릴 정도로 선명한 보수 입장이 강점이다. 여기에 도지사 재직 중 경상남도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등 결과물을 보였다는 점도 보수 대안 후보로 주목받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촛불집회 당시 '진보 사이다'라는 별명을 얻으며 많은 지지세를 모았듯이 홍 지사 역시 '보수 사이다'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는 기댈 곳을 잃은 보수 지지층의 마음을 달래는 보수주자로 주목받을 수 있는 반면, 지나친 언사로 설화를 겪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 외에도 세대교체를 주창하고 있는 바른정당의 남경필 경기도지사, 자유한국당의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원유철·안상수 의원,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과 사실상 대권 행보를 보이고 있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김관용 경북도지사 등도 있지만 낮은 인지도와 지지율을 극복하는 것이 변수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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