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기자] '트럼프의 미국'은 전 세계 통화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올 초 이후 약세를 보이던 달러 가치가 트럼프 정책 기대감에 다시 강세로 돌아서며 향후 환율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주 안에 세금 개혁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감세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달러 가치는 강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4.80원(0.42%) 오른 1150.6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 동안 트럼프 정부에 대한 기대와 실망이 엇갈리며 전 세계 통화시장도 요동쳤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경기부양책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강세를 보이던 미국 달러화 가치는 올해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강 달러' 경계 발언 이후 급락하기 시작했다.
미국 대선 당시인 지난해 11월 115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달러 강세에 지난해 말 1200원대까지 상승(달러 가치 상승·원화 가치 하락)했으나, 연초 이후부터는 급락하기 시작해 지난 6일에는 1137원대까지 떨어졌다.
트럼프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모두 반납하고 이전 수준으로 복귀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다시 트럼프 정책 기대감이 되살아나며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고,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일 저점을 찍고 재상승하는 모습이다.
◆ 전문가들 "강달러 길게 이어지지 않을 것"
이처럼 환율 방향성이 우왕좌왕하면서 향후 전망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앞으로 급격한 달러 강세보다는 약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쪽에 더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미국 달러화 강세를 유인해 온 트럼프 정책 기대감과 미국 금리인상 우려가 올 1분기 들어 감소하고 있다"며 "국제유가 반등에 따른 신흥국 경기 개선 기대감도 신흥국 통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미국 경기에 대한 눈높이가 조정되고, 미국과 일본·유럽 간의 금리차이가 축소되면서 달러 수요도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하연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빠르게 형성되었던 미국 경기에 대한 과도한 낙관론이 조정되기 시작했다"며 "올 1월 미국 소비지표도 둔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중국과 일본에 대한 환율조작국 이슈도 달러 약세를 불러 일으키는 요인 중에 하나로 지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일본, 독일이 환율조작국이라며 자국 통화 가치를 지나치게 낮게 떨어뜨려 수출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만약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환율에 대해 아베 총리를 압박할 경우 엔화 강세와 달러 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서 환율 문제가 거론될지 아직 미지수인 상황에서 미국 연방 상하원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환율 조작 문제를 논의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다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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