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기자] 국내 시장 경쟁에 머물던 통신 3사들이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을 통한 혁신과 생태계 구축을 통해 4차산업혁명 시대 정보통신시장(ICT) 시장 파이를 키우는 등 새로운 리더십 경쟁을 예고했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등 새로운 ICT 기술 및 신시장이 본격 열리면서 개방과 협력을 통한 생태계를 구축, 시장을 확대하는 등 판을 키우고 이의 선점과 주도권 확보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
이통 가입자 시장이라는 '레드오션'에 집중했던 국내 통신시장에 ICT 경쟁의 새판짜기가 본격화 될 지 주목된다.
11일 SK텔레콤은 AI, 자율주행차, IoT 등 새로운 ICT 분야에 향후 3년간 5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발표하며 그 경쟁의 포문을 열었다.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가 융합되는 글로벌 개방형 생태계, 이른바 '뉴(new) ICT 산업 생태계 조성에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밝힌 것. 이는 AI 등 지능정보기술이 주도할 제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통신분야 대중소 업계가 힘을 합쳐 산업 기반을 조성, 미래시장을 선점하자는 취지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삼성전자, 엔비디아 등 글로벌 IT업체들과의 협력은 물론, 벤처 및 스타트업 업체들에 대한 지원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IoT 분야에 'IoT 오픈하우스'를 운영, 개발자 및 스타트업 사업화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한편 1인 창업자와 산학연 연계를 위한 다양한 투자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5세대(5G) 통신 등 미래형 네트워크 분야에 오는 2019년까지 기존 투자를 포함한 총 6조원을 투입, 네트워크 고도화와 기술 리더십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5G 글로벌 기술 표준화 및 선행기술 개발 투자를 통해 올 하반기 5G 시범 서비스를 추진하고, 오는 2020년 세계 첫 5G 서비스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기가인터넷과 UHD 커버리지도 확대하고 미디어 서비스를 위한 스트리밍 분산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번 투자 결정과 계획은 새로 사령탑을 맞은 박정호 사장의 의지이자 전략이기도 하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SK텔레콤 혼자만의 힘이 아닌 개방과 협력을 통해 진정한 뉴 ICT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현재 메모리 반도체가 대한민국의 경제동력이 됐듯 ICT 생태계가 새로운 경제동력으로서 글로벌 ICT 주도권을 되찾아 올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의 이같은 전략에 경쟁사들도 환영의 입장을 보였다. 이미 관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데다 업계가 함께 생태계 구축 등 말 그대로 판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함께 그 필요성과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
KT 관계자는 "SK텔레콤이 3년간 신규 및 네트워크 등에 총 11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통신업계가 국내 ICT 산업의 주축으로 AI, 자율주행차 등 세계적인 기술경쟁에 대응하고 미래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데 함께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KT 역시 황창규 회장이 빅데이터 등을 앞세운 글로벌 협력 및 역할 등을 강조해온 바 있다. 아울러 새로운 ICT 기술을 앞세운 4차산업혁명 대응 등 역시 황 회장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대목.
실제로 황 회장은 지난 2015년 통신 130주년 기념 간담회를 통해 "지능형 네트워크와 ICT 융합을 통해 국내 4차 산업혁명을 이끌겠다"며 오는 2020년까지 연관 분야에 총 1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아울러 이를 위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업을 통한 생태계 구축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AI와 함께 ICT 융합의 기반기술로 꼽히는 5G의 경우도 지난해 '평창 5G 기술규격'을 완성하는 등 기술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있다. 올해 시범망 구축을 완료,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KT도 곧 새로운 ICT 관련 사업계획과 전략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관련 경쟁이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KT 관계자는 "지능형 네트워크와 5G망을 토대로 구현될 4차 산업혁명에 대응, 조만간 AI가 결합된 혁신적 지능형 홈 IoT 서비스, 홀로그램, 가상현실, 커넥티드카 등 미래형 서비스 관련 구체적 계획들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도 IoT를 필두로 AI, 빅데이터 등 분야에 관심이 큰 상황이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역시 최근 미국 CES를 찾아 "해외 통신업체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CES에 왔다"며 해외사업 확대를 위한 글로벌 협력을 강조했다.
또 앞서 지난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미국, 중국, 이스라엘 등에 비해 우리나라는 벤처들의 활동이 활발하지 않다"며 "AI 등 분야에서 벤처투자를 통한 사업기회를 모색 중"이라며 중소업체들과의 협력 등 개방형 혁신을 강조하기도했다.
LG유플러스 역시 SK텔레콤이 신규 투자를 발표하는 등 생태계 구축에 의지를 보이고 나선 일에 대해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투자가 실제로 이뤄질 경우 이에 따른 효과 등을 확산될 것을 기대했다.
조석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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