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미국 정부효율부 수장. [사진=AP/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55643769026e91.jpg)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이른바 ‘트럼스크(트럼프+머스크+리스크)’가 미국 과학계를 강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다 ‘미국 과학이 무너지는(American Science Has Fallen)'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두 번째로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효율’과 ‘미국 제일주의’를 내세우면서 독주하고 있다. 캐나다, 중국, 멕시코와 관세전쟁을 시작하더니 연방 공무원을 대거 해고하기까지 이르렀다. 미국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무조건 배척하겠다고 선언했다.
외신 등 관련 보도를 보면 연방 공무원 수만 명을 해고하거나 강제 퇴직·휴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구조조정’을 주도하는 곳은 트럼프 최측근으로 우뚝 선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 수장이다.
해고된 이들은 미국 항공우주청(NASA),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미국 국립보건원(NIH) 등 과학을 담당하는 기관의 수천명의 공무원들도 포함됐다. 기후변화도 사기라고 주장하는 트럼프의 ‘반과학주의’가 미국 과학계를 뒤흔들고 있다. 그 중심에 일론 머스크가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한 주요 과학기관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우리 기관에 일을 같이할 수 없겠느냐며 지원하는 미국 과학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 동안 미국 과학자들의 ‘탈미국’ 흐름이 현실화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나라가 ‘연구개발(R&D) 카르텔’이란 잣대로 관련 예산이 대거 삭감되면서 신진과학자 등이 매우 어려워졌던 것과 데자뷔된다”며 “트럼프가 ‘효율’이란 키워드를 내세우면서 관련 예산을 삭감하고 해고까지 단행하자 이들이 다른 나라 과학기관에 오퍼(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일론 머스크 미국 정부효율부 수장. [사진=AP/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1b921eab4ae746.jpg)
트럼프가 예산 삭감과 공무원 대량 해고에 나서면서 그 주축 세력인 일론 머스크에 대한 ‘배신감’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는 그동안 미국에서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로켓 재활용, 화성 탐사선 개발, 테슬라 등 굵직굵직한 과학적 혁신을 일궈온 인물로 통했다.
머스크가 트럼프 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으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나치식 경례 태도는 물론 타국에 대한 무차별적 공격, 13번째 자녀 등 사생활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혁신’이 아닌 이젠 ‘리스크’의 아이콘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우주관련 한 전문가는 “여전히 일론 머스크에 대한 ‘혁신적 이미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고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으면서 하는 일에 대해서도 지금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제했다.
그는 “일론 머스크가 뉴스페이스를 이끈 인물이란 사실에 대부분의 우주 전문가는 동의할 것”이라며 “다만 그에 대한 혁신 신뢰도가 기존엔 99점으로 매우 높았다면 최근 여러 잡음과 사생활 이슈 등으로 51점 정도로 많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즉 일론 머스크의 행동이 ‘혁신’에서 점점 ‘리스크’의 아이콘으로 탈바꿈, 악화하고 있다는 거다.
그는 “무엇보다 일론 머스크가 과학과 산업을 떠나 정치 깊숙한 곳으로 뻗어가면서 이제 사업적 리스크뿐 아니라 정치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여러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오는 4월 미국과 아르테미스 협정 등 우주 대화를 앞두고 있는데 대비책을 꼼꼼히 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얼마 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여러 학술성과에서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골든 크로스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자료를 내놓은 바 있다. 논문 발표, 인용횟수 등 최상위급 논문이나 저널(학술지)에서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진단이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지금과 같은 상황에 펼쳐지면서 미국 과학자들의 ‘탈미국’ 행렬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골든 크로스’ 속도를 더 촉진하는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정종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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