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한의학에서 난임 치료에 사용하는 사물탕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나왔다. 사물탕을 구성하는 38개 성분을 각각 분석해 전사체 데이터를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AI) 모델을 적용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진용) 한의약융합연구부 유수성 박사 연구팀과 부산대 약학대학 이해승 교수 연구팀은 AI 활용을 위한 첫 단계로 ‘사물탕’을 구성하는 38개 성분 각각에 대한 고령 생쥐의 난소 전사체 데이터를 구축했다.
‘전사체’는 세포나 조직 내에서 활성화된 유전자로부터 만들어진 모든 RNA의 총합을 일컫는다. 전사체 데이터 구축은 실제 작동하는 유전자들이 어떤 RNA를 생산하는지 모두 모아 정리한 자료를 의미한다.
![한의학에서 난임 치료에 사용하는 사물탕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나왔다. 인공지능(AI)을 활용했다. [사진=한의학연]](https://image.inews24.com/v1/0a91ada29c273a.jpg)
사물탕은 당귀, 천궁, 숙지황, 작약으로 구성된 처방으로 여성 건강 증진과 난임 치료에 전통적으로 사용해 왔던 주요 한의 처방이다. 선행연구에서는 노화와 관련된 난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한의 처방을 실험한 후 사물탕을 선별했다.
고령 생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선행연구에서 사물탕은 난자의 질, 난포 수, 배아의 질, 임신율을 유의미하게 높였다. 잘 알려진 효능에도 불구하고, 사물탕이 수많은 성분으로 구성돼 있어 화합물 수준의 복합적 작용기전 규명에는 한계가 있었다.
다수의 성분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면 특정 성분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규명하기 어렵고, 성분 간의 조합이 미세하게 달라지면 효능의 일관성을 유지하기도 어려워진다. 화합물 수준의 작용기전 규명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물탕의 주요 성분 38가지에 대한 고령 생쥐의 난소 전사체 데이터 구축에 도전했다.
사물탕을 구성하는 38가지 개별 성분을 38주령 생쥐에 4주 동안 경구 투여 후 생쥐의 난소 조직에서 RNA를 추출해 전사체 데이터를 구축했다.
이번 전사체 데이터는 AI를 활용한 사물탕의 작용기전 연구에 유용한 자원이 될 뿐만 아니라 사물탕의 치료 효과를 재현할 수 있는 최적의 성분 조합을 찾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전사체 데이터를 구축해 AI에 학습시키는 방향으로 연구를 선도하고 데이터들이 축적되면 최종적으로 모든 한의 처방에 대한 AI 학습이 가능하고, 새로운 한의 처방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책임자 유수성 박사는 “연구의 최종 목표는 AI를 활용해 사물탕 구성 성분 전사체 데이터를 분석하고, 최적의 유효성분 조합을 찾아 처방의 안전성과 재현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이런 접근법을 통해 AI를 한의학에 적용하고, 복합 처방의 작용기전을 화합물 수준에서 명확히 규명해 난임으로 고생하는 분들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논문명: Transcriptome profiling of aged-mice ovaries administered with individual ingredients of Samul-tang)는 국제학술지인 ‘Scientific Data’(사이언티픽 데이터)에 지난 1월 15일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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