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세웅 기자] 총 800조원 규모의 '호남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를 둘러싼 여야 갈등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 문제로 번졌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기업의 대규모 투자 결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기업 총수들을 정치적 공방에 끌어들이려는 시도라며 맞섰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한 뒤 선서문을 김정호 위원장에게 제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61251f72320dc1.jpg)
1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는 호남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와 관련한 기업인 증인 채택 여부를 놓고 여야 의원들이 설전을 벌였다.
논란의 중심인 호남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는 지난 6월 29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발표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 군공항 일대에 각각 400조원씩 총 80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공장(팹) 4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생산 거점을 호남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2028년 착공해 2029년 첫 공장을 완공하고 2030년 초 양산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수백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이 대통령 주재 행사에서 발표되면서 정치권에서는 기업의 자율적인 투자 결정이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제기됐다.
특히 광주 군공항 이전과 부지 조성, 전력·용수 공급 등 기반시설 확보가 필요한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계획이 먼저 발표됐다는 점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지역 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에 투자를 압박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앞세워 기업 총수들을 국감장에 세우려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날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호남 메가 프로젝트는 민주당 전당대회용으로 시작돼 대통령이 기업 총수들을 불러 팔을 비틀었다고 많은 국민들이 생각한다"며 이 회장과 최 회장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나 의원은 "호남 메가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기업의 입장을 소상히 들어보고, 팔 비틀기인지 아닌지부터 시작해서 팔 비틀기가 아니면 도대체 무엇을 해줘야 되는지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도 민주당이 과거 야당 시절 기업 총수들의 국감 출석을 요구했던 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이 부르면 발목 잡기인가"라고 반문하며 여당의 증인 채택 반대가 이중 잣대라고 비판했다.
이에 신정훈 민주당 의원은 두 기업 총수의 출석 요구가 국정감사를 정치적 공방의 장으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맞섰다.
신 의원은 "최태원·이재용 회장 증인 채택은 그야말로 정쟁의 도구로 삼겠다는 뜻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며 정부의 기업 투자 압박 의혹에 반박했다.
이어 "기업 팔 비틀기는 전두환 정권이 했고 박정희 정권이 했고 노태우 정권이 했지, 민주당 정권이 언제 기업 팔 비틀기를 했느냐"고 반문한 뒤 "호남도 좀 먹고살게 놔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총수의 증인 채택 문제는 지난달부터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28일 환노위 전체회의에서도 이 회장과 최 회장의 출석을 요구했지만 여야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정치권의 공방과 별개로 기업들의 투자 준비도 진행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9일 광주 군공항과 탄약고 이전 예정 부지를 직접 방문해 반도체 공장 건설 여건을 점검했다.
최 회장은 현장에서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용인과 호남의 공장을 병행 건설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 전력과 용수 공급이 늦어지더라도 기초 공사부터 먼저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와 반도체특별법 이행을 담당할 '반도체혁신성장지원단' 신설을 의결했다. 지원단은 산업통상부 내 국장급 조직으로, 대규모 투자에 필요한 정책 지원과 반도체 산업 생태계 육성 업무를 맡는다.
/황세웅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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