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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일째 장례도 못 치렀다"…HL만도 사과 기자회견, 유족 반발에 무산[현장]


유족 "사전 협의 없는 일방적 발표" 반발…경영진 회견장 진입 못해
HL만도, 안전보건실 신설 등 종합대책은 자료로 발표

[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두 달 전 평택공장에서 발생한 고(故) 김승모 군 사망 사고에 대한 사과와 종합 안전대책을 발표하려던 HL만도의 기자회견이 유족과 노동조합의 거센 항의로 무산됐다.

HL만도는 21일 오후 4시 경기 성남시 판교 사옥에서 '故 김승모 노동자 사망 사건 관련 사과 성명 및 종합안전개선대책 발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21일 오후 경기 성남시 HL만도 판교 사옥에서 열릴 예정이던 ‘故 김승모 노동자 사망 사건 관련 사과 성명 및 종합안전개선대책 발표’ 기자회견장에 고인의 유족과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설재윤 기자]
21일 오후 경기 성남시 HL만도 판교 사옥에서 열릴 예정이던 ‘故 김승모 노동자 사망 사건 관련 사과 성명 및 종합안전개선대책 발표’ 기자회견장에 고인의 유족과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설재윤 기자]

그러나 기자회견 시작 전부터 고인의 유족과 금속노조 HL만도지부 조합원들이 회견장에 집결하면서 현장은 긴장감에 휩싸였다.

회견장 입구와 내부에는 'HL만도 불법파견 철저히 조사하라', 'HL만도는 유가족에게 사과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이 곳곳에 세워졌다. 일부 유족과 노조 관계자들은 회견장 단상에 올라 사측의 기자회견 강행에 반발하며 자체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족 측은 이날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 직후, 회사가 유족과의 사전 협의 없이 대책 발표 기자회견을 공지했다고 주장했다.

고 김승모 군의 어머니는 현장에서 "유족들과 아무런 합의도 없이 이런 방식으로 기자회견을 열어서는 안 된다"며 "억울함이 풀리지 않아 지금까지 62일째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오후 4시10분께 조성현 HL만도 부회장(CEO)과 김현욱 부사장(CSO) 등 경영진이 회견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유족과 노조의 항의에 가로막혔다.

21일 오후 경기 성남시 HL만도 판교 사옥에서 열릴 예정이던 ‘故 김승모 노동자 사망 사건 관련 사과 성명 및 종합안전개선대책 발표’ 기자회견장에 고인의 유족과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설재윤 기자]
21일 오후 HL만도 판교 사옥 기자회견장 입구에서 HL만도 경영진이 기자회견장에 입장하지 못한 채 유족 및 취재진에 둘러싸여 질문과 항의를 받고 있다. [사진=설재윤 기자]

유족 측이 "62일 동안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는데 유족들에게 사전 안내라도 했느냐"고 따져 묻자 김 대표는 "안전관리 체계를 재점검하고 유족분들께 공식적으로 사죄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했던 것"이라며 "회사 역시 빠른 시일 내에 유족들과 합의에 이르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족들의 항의가 이어지면서 경영진은 예정된 기자회견장에 들어가지 못했다. 조 부회장과 김 대표 등은 현장에서 추가 답변을 이어가지 않은 채 엘리베이터를 타고 자리를 떠났다. 이 과정에서도 유족과 노조 관계자들의 항의가 계속됐다.

결국 예정됐던 현장 기자회견은 열리지 못했다.

21일 오후 경기 성남시 HL만도 판교 사옥에서 열릴 예정이던 ‘故 김승모 노동자 사망 사건 관련 사과 성명 및 종합안전개선대책 발표’ 기자회견장에 고인의 유족과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설재윤 기자]
21일 HL만도 판교 사옥 기자회견장 입구에 ‘HL만도 불법 파견 철저히 조사하라’, ‘HL만도는 유가족에게 사과하라’ 등 고 김승모 군 유족과 노조 측이 가져온 항의 피켓들이 놓여 있다. [사진=설재윤 기자]

다만 HL만도는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자료를 통해 종합 안전 개선대책을 공개했다.

회사 측은 최고경영진 직속 '안전보건실'을 신설하고 현장 안전보건팀의 위상을 격상하기로 했다. 위험 상황 발생 시 기존 결재 절차를 거치지 않고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선(先)조치 후(後)보고' 시스템도 도입한다.

이와 함께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전수 안전진단을 의무화하고 스마트 CCTV를 확대하는 한편, 노사합동 안전점검과 협력사의 안전 관련 투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7월 HL만도 평택공장에서는 하청업체 소속 고 김승모 군이 숨지는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사고 발생 이후 유족과 노조는 사고 원인 규명과 회사의 책임 있는 사과 등을 요구해왔다.

/설재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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