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황세웅 기자]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인 90조~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책을 내놓고도 주가가 8.7% 급락했다. 메모리 호황으로 현금창출력이 크게 늘었지만 자사주 소각에 대한 시장 기대와 국내외 대규모 투자 부담이 커지면서 향후 자본배분을 둘러싼 고민도 커지고 있다.
24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8.70% 내린 25만7000원에 마감했다. 다만 이날 코스피와 반도체주가 동반 약세를 보인 만큼 주가 하락을 주주환원책만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삼성전자 본사. [사진=삼성전자]](https://image.inews24.com/v1/7115f3e6bfa7bf.jpg)
110조보다 '환원 방식'…SK하이닉스와 대비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올해 90조~110조원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3분기에 정규배당을 포함해 약 30조원을 현금배당하고 나머지 재원의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은 내년 1월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앞서 올해 잉여현금흐름(FCF)이 260조원을 웃돌 경우 기존 'FCF 50%' 원칙에 따라 130조원 안팎까지 환원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왔다. 역대 최대 규모에도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 배경이다.
SK하이닉스와 환원 방식도 달랐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9일 약 40조원을 들여 발행주식의 3.3%인 2407만주를 매입한 뒤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3년간(2025~2027년) 누적 FCF 환원 기준도 '50% 이상'으로 높였다.
![삼성전자 본사. [사진=삼성전자]](https://image.inews24.com/v1/1deaefa15097b4.jpg)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식시장은 미래 기대를 선반영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대규모 주주환원 기대 역시 상당 부분 주가에 먼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며 "현금배당과 달리 자사주 매입·소각은 주식 수를 줄여 주당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이 받아들이는 효과가 다르다"고 말했다.
미국 마이크론과 샌디스크도 장기적으로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제외한 초과현금을 100% 환원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준인 FCF와 미국 업체가 제시한 '초과현금'은 산정 기준이 달라 환원율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역대급 실적에도 팹 투자 수백조
삼성전자는 반도체 투자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2분기 전사 영업이익은 89조5000억원에 달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만 시설투자에 약 28조1000억원을 집행했다. 지난해 상반기 시설투자액보다 약 5조원 늘어났으며 반기 기준으로 최대치다.
삼성전자는 경기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에 최대 360조원을 투입해 팹(공장) 6기를 짓고, 호남에서도 메모리 팹을 포함한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 테일러에서도 2개의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전자 본사. [사진=삼성전자]](https://image.inews24.com/v1/fa576b266ffb2c.jpg)
서울권의 한 반도체학과 교수는 "현재 공급 부족이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그 이후에도 쇼티지(부족)가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다"며 "불과 3년 전 업계가 감산에 나섰던 만큼 용인과 호남 등의 투자도 향후 시황에 맞춰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사주 소각에는 금산법(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10% 룰'도 걸려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보통주 지분이 합산 10% 수준이어서 삼성전자가 보통주를 소각하면 금융계열사의 지분율이 올라 추가 지분 매각이 필요할 수 있다.
메모리 호황으로 현금이 쌓일수록 주주환원 요구는 더 커질 전망이다. 반면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첨단공정 투자를 늦추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어 삼성전자가 투자와 환원 사이에서 어떤 기준을 제시할지가 향후 주주환원 정책의 핵심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권서아 기자([email protected]),황세웅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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