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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 심해 2000m까지 파고든다 [지금은 기후위기]


생명연, 심해 생물 축적 원리 규명

플라스틱이 해양을 오염시키고 있다. [사진=WWF]
플라스틱이 해양을 오염시키고 있다. [사진=WWF]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해양 오염은 세계적 환경 문제가 됐다. 연구 결과 미세플라스틱은 심해 2000m까지 파고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매년 약 1100만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잘게 부서진 미세플라스틱은 해류를 따라 전 세계 해양으로 퍼져 해양 생물은 물론 인간의 먹이사슬까지 위협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세플라스틱 연구는 대부분 해안이나 바다 표면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전체 해양의 약 90%를 차지하는 심해(수심 200m 이상)는 연구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이번 연구가 주목한 곳은 ‘열수분출공’이다. 바닷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열수가 솟아나는 심해지점으로 햇빛이 닿지 않는다. 다양한 생명체가 살아가는 독특한 생태계다. 이곳 생물들이 미세플라스틱에 얼마나 노출돼 있는지, 몸속 어디에 쌓이는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플라스틱이 해양을 오염시키고 있다. [사진=WWF]
열수분출공 미세플라스틱 생물축적 양상과 결정 요인 모식도. [사진=생명연]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권석윤) 김세주·정진영 박사 연구팀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원장 이희승, KIOST) 연구팀과 공동으로 남서태평양과 인도양 심해 열수분출공 생물을 비교 분석해 미세플라스틱 축적 특성과 원인을 규명했다.

생명연 연구팀은 KIOST가 수심 2000m 이상의 남서태평양 북피지 분지와 중앙 인도양 해령에서 확보한 심해 달팽이와 홍합 시료를 바탕으로 미세플라스틱 정밀 분석과 해양생태 해석을 통해 미세플라스틱 축적 특성을 규명했다.

조사한 생물의 92%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개체당 평균 3.42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발견됐다. 생활용품과 포장재 등에 널리 사용되는 플라스틱이 가장 많이 검출돼 인간 활동으로 발생한 플라스틱이 이미 심해 생태계까지 확산됐음을 보여줬다.

같은 심해에 사는 생물이라도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미세플라스틱이 몸속에 축적되는 방식이 달라진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바닥의 미생물을 긁어먹는 달팽이는 미세플라스틱이 주로 소화기관에서 발견됐는데 바닷물을 걸러 먹는 홍합은 몸 전체 조직에 비교적 고르게 분포했다.

서로 다른 대양을 비교한 결과 미세플라스틱 축적 정도에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인도양에서 채집한 생물은 남서태평양 생물보다 체중 대비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최대 14.7배 높게 나타났다.

연구책임자인 김세주 박사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와 북극 눈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될 만큼 플라스틱 오염은 이제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심해까지 확산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심해 열수분출공도 예외가 아님을 확인한 것으로 앞으로 심해 환경 모니터링과 보전 정책 마련에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승규 인천대 해양학과 교수는 이번 논문에 대해 “열수공 생태계에 대한 연구는 매우 희귀하기 때문에 자료로서 가치가 크다”며 “다만 2개 지역의 2개 종에 대해 종별로 3개체씩 분석했는데 표본 수가 총 12개체로 매우 적다는 한계는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적 일반화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거다.

김 교수는 “앞으로 심해저 광물자원 개발, 해양환경영향평가, 국제 플라스틱 협약 논의에서 심해 생태계도 사전 기준자료와 장기 모니터링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근거가 될 것”이라며 “정책적으로는 연안 배출량 관리뿐 아니라 플라스틱의 장거리 이동, 심해 축적, 생물 축적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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