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세웅·박지은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돌입을 하루 앞두고 진행한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이 결국 최종 결렬됐다.
노조는 중노위 조정안을 수용했지만 사측이 끝내 거부했다고 주장했고, 삼성전자는 “회사 경영 원칙을 흔들 수 없었다”며 맞섰다.

노조는 조정안 동의…최승호 "조합원들에게 죄송" 눈물 보여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21일 사후조정 종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에 노동조합 측은 동의했다”며 “그러나 사측은 끝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사후조정 과정에서 한 가지 쟁점이 남아 있었던 것은 맞다”며 “사측은 계속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마지막까지 남았던 핵심 쟁점은 추가 성과급 재원의 ‘공통 배분’과 ‘사업부 배분’ 비율 문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공통 3, 사업부 7 수준의 배분 구조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부별 성과 반영 비중을 높여야 성과를 낸 조직에 더 큰 보상을 줄 수 있다는 기존 성과주의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노조는 전사 공통 재원 비중을 더 높여야 한다며 공통 6, 사업부 4 수준을 요구했다. 이후 새벽 협상 막판에는 공통 4, 사업부 6 수준까지 양보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노사는 새벽 협상을 정회한 뒤 사측이 회사로 복귀해 내부 논의를 이어갔지만 최종적으로도 입장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위원장은 “사측 대표 교섭위원은 따로 얘기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지만 저는 이를 거부했다”며 “오늘 오전 7시30분께 화장실에서도 직접 찾아와 이야기를 하자고 했지만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최 위원장이 조합원들에게 먼저 입장문을 공유하면서 결렬 사실이 외부에 알려졌다.
당시 회의실 안에서는 자리를 뜨려는 최 위원장을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이 끝까지 설득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총파업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마지막 합의 가능성을 놓지 않으려 했다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발언 도중 울먹이며 “조합원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과도한 요구, 회사의 경영 기본 원칙 흔들려"
삼성전자는 노조 요구가 회사의 성과주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며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입장문을 통해 “사후조정 종료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노동조합의 과도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가 성과급 규모와 내용 대부분을 수용했음에도 노조는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요구했다”며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회사 경영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사측을 대표해 교섭에 참여한 여명구 부사장은 사후조정장을 떠나며 "원만한 타결 못 이뤄 죄송하다.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20일 협상 결렬을 밝히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사진=황세웅 기자]](https://image.inews24.com/v1/362e4f87f9af38.jpg)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20일 협상 결렬을 밝히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사진=황세웅 기자]](https://image.inews24.com/v1/4ed664754700aa.jpg)
중노위원장 "노동부 장관 도움으로 노조가 많이 양보했는데 아쉬워"
이번 2차 사후조정의 단독 중재자로 나섰던 박수근 중노위원장도 아쉬움을 표했다.
박 위원장은 "노조 측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도움으로 양보를 많이 했다"며 "우리가 조정안을 냈는데, 노조는 수락을 했고 사용자는 유보라고 하면서 사인을 거부했다. 결과적으로 조정이 성립되지 않아 조정을 종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언젠가는 타결이 돼야 하기에 노사가 생각이 변해 합의를 한 후 (사후조정을) 신청하면, 우리는 밤이든 휴일이든 언제든지 응해주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또 "노사가 상당히 의견 대립이 많았는데, 노동부 장관을 포함해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많은 접근을 했는데 크게는 한가지, 작은거 한 두가지 때문에 타결까진 이르지 못했다"고 전했다.
취재진이 김 장관과 긴급조정권 발동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냐는 질문을 하자, 박 위원장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누가 그런 이야기를 하느냐"고 일축했다.
노사는 당초 이날 새벽 사후조정을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자정을 넘긴 협상 끝에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이루며 회의를 하루 더 연장했다.
당시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노동부 장관이 도와줘서 대부분 이견은 정리됐는데 하나가 정리가 안 됐다”며 “사측이 입장을 정리해 오전 10시에 다시 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노위에서 조정안을 냈지만 자율 타결 가능성이 있고, 조정안 내용 중 하나의 이견이 있어서 잠시 스톱(Stop)돼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노조 측에서는 최승호 위원장과 이송이 초기업노조 부위원장 등이 중노위에 남아 밤샘 대기에 들어갔다. 반면 여명구 삼성전자 부사장 등 사측 인원들은 내부 논의와 입장 정리를 위해 회사로 복귀했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 쟁점을 넘지 못하면서 사후조정은 최종 결렬됐다. 노조는 예정대로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세종 공동=황세웅 기자([email protected]),박지은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