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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전세사기…산적한 현안 뒤로 한 이복현


수석부원장이 가던 연례행사에 원장 출장 논란
금융감독과 거리 먼 한·인니 50주년 행사도 구설

[아이뉴스24 이효정,박은경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유례 없는 해외 출장에 나서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소시에테제네랄(SG) 주가조작 사태와 전세 사기 등 그 어느 때보다 산적한 현안을 제치고 해외 출장길에 올라 대외 홍보에 치중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금융회사의 투자설명회(IR)와 협약(MOU) 체결 과정에 감독 당국 수장이 나서는 요란한 행보에 일부 금융사만 동행하면서 의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해외 IR 행사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해외 IR 행사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

◆ 해외 IR 나선 첫 번째 금감원장 금융권 '눈총'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 원장은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4박 5일간 태국·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3국을 방문해 해외 투자자들을 상대로 투자설명회(IR)에 참여하고 현지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들을 만난다. 인도네시아 금융사들이 주최하는 'K-파이낸스 위크'에도 참석한다.

금감원장이 해외 IR 행사에 직접 나서는 건 처음이다. 금감원 산하에는 한국 금융사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금융중심지 지원센터'가 있어 금감원이 가끔 해외 IR 행사를 한 사례는 있다. 주로 수석 부원장이나 부원장이 참석하고 간소하게 치러지는 것이 보통이었다.

금융사 CEO들이 해외 IR 행사에 나설 때도 감독 당국과 무관하게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최근 일본에서 IR을 진행했지만 감독 당국의 도움 없이 진행했다. 금융위원회나 금감원이 나설 때는 국내 금융시장에 큰 변수가 생겨 해외 투자자들에게 직접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때 제한적으로 이뤄졌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간다고 해서 투자를 더 잘하게 해줄 수는 없다"며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보단 자리를 빛내주는 역할 정도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국-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인 올해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K-파이낸스 위크' 정도만 금감원장이 얼굴을 비추면 아무래도 인도네시아 감독 당국에서 좀 더 신경을 쓰지 않겠느냐는 정도의 해석만 나온다.

다른 관계자는 "사실상 금감원장이 동행할 자리가 아니다"며 "금융사들은 해외 투자자 대상 IR도 전략이어서 비교적 조용하게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엔 특이한 경우여서 금융사로선 오히려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금융사만 동행한 것도 뒷말이 무성하다. 이번 해외 IR에는 금융지주사 중 KB금융과 하나금융만 동행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부 금융사에서 금감원장에게 개별 동행을 요청하면서 다른 금융사들이 제외됐다는 얘기도 있다"면서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라 말만 많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 해외 진출 지원한다면서 '원장'만 돋보여

이 원장의 해외 출장 목적은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 지원이다. 금융당국 수장이 든든한 뒷배가 된다면 우리나라의 금융 정책과 금융회사를 알린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이번 행사는 금융회사보다는 이 원장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해외 출장길로 더 회자하고 있다. 이 원장은 출국 전 본인이 아닌 금융사를 돋보이게 하라고 주문했다지만, 현실은 달리 돌아가는 분위기다.

현재 금융권은 매일 같이 큰 이슈가 터지고 있다. SG증권발 주가 조작 사태가 일파만파 퍼지면서 금융위 금감원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금감원이 뒤늦게 키움증권 등 증권사 검사에 나섰지만, 늑장 대응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주식 불공정거래 감시와 조사 최일선으로 정예 요원들이 포진한 금감원 조사기획국, 자본시장조사국, 특별조사국이 행정조직인 금융위보다 사건 인지가 늦었다는 것 자체가 뭔가 금감원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금감원에는 부원장 직속의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도 있다.

전세 사기 문제는 금융권을 넘어선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어 현재 금감원은 전세 사기 피해 종합금융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등 사태 대응에도 벅찬 상황이다.

금감원은 금융위로부터 예산안을 결재 받아 집행하기에 깐깐하게 집행된다. 그만큼 해외 출장이 많은 조직은 아니다. 이번 행사는 금융권 공동 행사라는 이유로 싱가포르 팬 퍼시픽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금감원 국제업무국장을 비롯해 국제협력팀장, 금융중심지지원팀 6명 등 모두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예산의 80% 이상을 금융사들로부터 감독 분담금이라는 명분으로 충당 받는다. 올해는 감독 분담금으로 지난해보다 100억원 증가한 2천980억원이다. 이 원장의 보수는 2억2천여만원으로 전해진다. 기타 성과상여금을 포함하면 더 늘어난다. 2억원대로 추정되는 웬만한 시중은행장 연봉과 맞먹는 수준이다.

/공동=이효정 기자([email protected]),박은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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