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은기자] 2016년 병신년(丙申年), 자동차 업계는 그야말로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한 해를 보냈다.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업계의 대규모 파업으로 인한 내수 피해와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여파에 따른 수입차 업계의 인증 서류 조작 파문,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종료에 따른 내수 시장의 '판매 절벽' 등 그 어느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한켠에서는 르노삼성자동차 'SM6'와 한국GM '말리부'와 같은 신차가 중형차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기도 했고, 쌍용차 '티볼리'가 소형SUV 시장 점유율의 50%를 공고히하는 등 국내 완성차 후발주자들의 돌풍이 거센 한 해이기도 했다.
최근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오던 수입차 업계는 올해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위기를 맞았고, 만년 2위 벤츠가 '신형 E 클래스'를 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1위로 등극하는 등 새로운 역사를 쓰기도 했다.
◆'만년 2위'는 없다…후발주자들의 반란
2016년은 '영원한 1위는 없다'라는 격언처럼 새로운 강자들의 선전이 눈부셨던 한 해다.
현대·기아차가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던 경차, 중형 세단 시장에서 경쟁사들의 맹추격이 이어졌다.
경차 부문에서는 2008년부터 2015년까지 8년 연속 1위를 차지하던 기아차 '모닝'이 한국GM의 '스파크'에게 1위 자리를 뺏길 위기에 놓였다. 올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을 보면 스파크는 총 7만956대로 모닝(6만6천925대)을 앞서고 있다.
중형차 시장에서의 반란도 거셌다. 올해 새롭게 출시된 르노삼성 'SM6'와 한국GM '말리부'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기존 강자인 현대차 '쏘나타'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특히 르노삼성의 경우 SM6와 중형 SUV 'QM6' 등 신차의 활약으로 올해 판매 목표치인 연간 10만대를 조기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한국GM도 쉐보레 브랜드의 국내 도입 이후 처음으로 시장 점유율 두 자릿수 달성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쌍용차도 '티볼리' 브랜드의 인기에 힘입어 소형 SUV 세그먼트의 영향력을 공고히 하는 한편, 9년 만에 연간 흑자 전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편 수입차 시장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부동의 1위였던 BMW를 제치고 국내 수입차 시장 베스트셀링 브랜드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는 벤츠의 한국시장 진출 이후 첫 성과다. 이같은 호실적은 올해 출시된 '신형 E클래스'가 이끌었다. 특히 벤츠 E 클래스는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판매절벽에 노조 파업까지…현대·기아차 위기
후발주자들의 선전과 달리 현대·기아차는 올해 유독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올해 상반기로 정부의 개소세 인하 정책이 종료되면서 말 그대로 '내수 절벽' 위기를 겪었고, 7월부터 9월까지 임금협상 이슈로 인한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생산 차질까지 빚어지면서 판매 급감으로 고전해야 했다.
여기에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3사가 고객 만족도를 높인 다양한 신차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현대·기아차는 지난 10월 2000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월간 국내 점유율 60%대가 붕괴되는 위기도 겪게 됐다.
그러나 지난 11월 준대형 시장의 최강자이자 현대차의 '구원투수'로 조기투입된 '신형 그랜저'의 인기에 힘입어 곧바로 시장점유율 60%대를 회복, 실적 부진 만회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는 내년 1월 3세대 모닝 출격을 시작으로 2017년 한 해 동안 최소 7~8종의 신차를 선보이며 시장 경쟁력 강화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특히 상반기에는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아이오닉 PHEV', '니로 PHEV' 등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신차를 대거 출시해 친환경 라인업을 탄탄하게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후폭풍…수입차 인증 조작 논란
2015년 촉발된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는 올해 수입차 시장의 인증 서류 조작 논란으로 이어지며 충격을 안겼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를 조사한 환경부는 지난 8월 국내에 판매됐던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골프와 A6 등 32개 차종(80개 모델) 8만3천대에 대해 인증취소 처분과 배출가스 성적서 위조에 대한 178억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이로 인해 폭스바겐은 지난 11월 국내 시장에서 0대를 판매하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이같은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의 후폭풍으로 환경부는 재발 방지를 막기 위한 인증 심사 강화에 나섰다. 이로 인하 일부 수입 신차들의 출시 일정이 지연되는 어려움도 겪게 됐다.
또한 환경부는 국내 15개 수입사 전체를 대상으로 유사사례가 있는지 조사를 진행한 결과, 닛산 2개, BMW 1개, 포르쉐 7개 등 10개 차종에서 오류를 확인했다고 29일 발표했다.
다만 환경부는 '조작'이 아닌 '서류 오류'라는 표현을 사용, 해당 브랜드에 대한 청문 조사를 진행 후 인증취소, 판매정지와 함께 과징금 부과 등 행정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2010년 이후 연간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며 승승장구 해 온 수입차 시장은 올해 폭스바겐 여파와 내수 부진 등을 이유로 판매가 위축,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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