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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UHD 본방 앞두고 …정부·지상파 '속앓이'


예정대로 '추진' 입장, 내부적으론 회의론 확산

[조석근기자] 지상파 3사의 초고화질(UHD) 본방송 일정이 불과 2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방송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본방송 일정은 점점 다가오고 있는데 UHD TV 안테나 설치를 둘러싼 방송사와 제조사의 갈등, 콘텐츠 투자여건 미성숙 등 핵심 쟁점들은 여전히 정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방송사 모두 일단은 일정대로 본방송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 회의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20일 방송통신위원회 및 지상파에 따르면 정부와 지상파 사업자들은 내년 2월까지 예정대로 본방송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내년 KBS, MBC, SBS가 2월, EBS가 9월 세계 최초로 UHD 본방송을 송출한다는 당초 계획은 그대로라는 것.

방통위 역시 내년 수도권 지역에 1차적으로 본방송을 도입한 뒤, 연말까지 전국 광역시 단위까지 이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2020년까지 전국 시군 지역으로 본방송을 확대하고, 2027년 현재의 HD방송을 종료, UHD로 전면 전환키로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이미 지난해 700MHz 대역의 이른바 '황금 주파수'를 지상파 3사에 무상 분배하고 지난 7월 미국식 표준기술(ASTC 3.0)을 확정했다. 지상파 3사도 신규 프로그램들을 UHD로 촬영 중인 가운데 내년 2월까지 평창 동계올림픽 테스트이벤트 일부 종목을 UHD로 생중계할 계획이다.

지상파 관계자는 "2010년부터 일부 드라마를 UHD로 촬영했고 지금도 제작물의 파일 크기를 줄여서 송출하는 만큼 기술적 문제는 없다"며 "정부의 추진 일정대로 지상파도 일단 따라간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표면적으로 "이상무" …속사정은 글쎄?

문제는 수신환경이다. 대표적으로 UHD TV 미국식 표준을 반영한 안테나 삽입 여부가 당장의 관건이다. 정부와 방송사들이 시청자의 UHD 직접수신을 위한 안테나 삽입을 요구하고 있으나 가전업체는 단가상승, 해외판매 제약 등을 이유로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임시방편으로 UHD TV 판매 시 외장 안테나를 함께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시청자들이 UHD TV를 구매한 후 별도 설치하도록 안내 의무를 강화한다는 것. 이후 제조사와 안테나 내장화 여부를 지속적으로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UHD 방송 콘텐츠 확보도 골칫거리다. 정부는 지상파 3사가 내년도 본방송의 5%, 2020년 25%까지 UHD 방송 프로그램을 편성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상파 3사는 향후 10년간 5조8천억원을 UHD 콘텐츠 부문에 투자한다고 발표했지만 당장의 재정상황은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올해 지상파 광고매출은 전년보다 3천억원 감소한 1조6천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통상 UHD 콘텐츠 제작은 HD에 비해 1.5~2배의 제작비가 들어간다. 콘텐츠 제작 여건이 악화되다 보니 현재 유료방송을 통해 서비스되는 7개 UHD 채널들도 대부분 해외 콘텐츠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지상파 관계자는 "사업자들 사이에서 본방 일정을 내부적으로는 빠듯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가 일정을 하반기 정도로 미루더라도 여전히 세계 최초라는 점에서 지나치게 서두른다는 불만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 내에서도 일정대로 추진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방통위 관계자는 "가장 시급한 UHD TV 안테나 문제에서 대안을 마련한 만큼 일정상 큰 장애물은 없다"며 "TV 수상기와 콘텐츠에 대한 미비한 정책들은 지속적으로 보완할 것"이라며 연기 가능성을 일축했다.

조석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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