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혜기자] 올해 증권·파생상품 시장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현실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 대내외 악재 등으로 크게 출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는 출입기자단 및 임원 대상 설문조사 통해 선정한 '2016년 국내 증권·파생상품 시장 10대 뉴스'를 18일 발표했다.
올해 증권·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정규시장 거래시간 연장 등 다양한 제도가 도입됐다.
거래소는 중화권과 한국 증시의 매매거래 시간 차이를 줄이고, 투자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지난 8월 1일부터 증권·파생상품시장의 정규 매매 거래시간을 30분 연장했다. 이에 따라 증권·일반상품 정규시장 종료 시간이 기존 오후 3시에서 오후 3시 30분으로 변경됐으며, 파생상품 시장도 오후 3시 45분으로 30분 연장됐다.
이에 대해 거래소는 "거래시간 연장 후 글로벌 자본시장의 전반적인 거래량 감소 추세로 뚜렷한 유동성 증대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으나, 장기적으로는 대내외 경제지표와 상장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저금리·고령화 시대를 맞아 국민의 재산형성 및 목돈 마련을 돕기 위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비과세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도 출시됐다.
하나의 통장으로 예·적금 및 파생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ISA는 지난 3월 도입 후 현재까지 총 240만 계좌가 가입했으며 3조원 규모 자금이 유치됐다. 해외 상장주식에 60% 이상 투자할 경우, 매매·평가 및 환차익에 대한 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주는 해외투자전용펀드는 2월 말 출시된 후 설정액이 9천3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천국 지옥 오간 삼성전자·한미약품, 국내 증시 흔들어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와 한미약품이 국내 증시를 뒤흔들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와 지배구조 개편 이슈로 주가가 크게 요동쳤다. 갤노트7 출하 중단 발표 이후 리콜 결정을 내리기까지 삼성전자 주가는 164만5천원에서 158만7천원에서 3.5% 하락 마감했다. 이후 이재용 부회장 체제를 바탕으로 그룹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는 170만원을 돌파, 지난 16일 179만3천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미약품은 늑장공시와 미공개 정보 이용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9월 29일 한미약품은 지난해 7월 맺은 8천2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이 해지됐다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이를 다음날 장 개시 후 공시해 ''의도적인 지연공시''라는 비판을 받았다. 또 해당 정보가 공개되기 전 대규모 공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정보가 미리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에 대한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수사 결과, 한미사이언스 일부 임직원 등 45명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약 33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4명이 구속기소 됐다. 이 같은 신뢰성 논란에 지난해 11월 83만원대에 이르던 한미약품 주가는 이달 초 30만원 초반까지 하락했다.
◆북핵 실험·대통령 탄핵으로 코스피지수 급락
국내 이슈 중에서는 북한 핵실험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연초부터 북한이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며 국내 및 동북아시아 안보를 위협하자 정부는 지난 2월 10일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을 발표하며 대북제재 수위를 높였다. 이에 지난 2월 12일 코스피지수와 시가총액이 각각 1835.28, 1천160조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올 하반기 수면위로 떠오른 미르·K스포츠재단 논란이 최순실 국정농단,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지며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전국적으로 대규모 탄핵 시위가 열렸던 지난 10월 29일 이후 코스피지수는 20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결정으로 중국의 반한 감정이 확대되면서 중국시장에서 활약했던 기업들 주가가 부침을 겪기도 했다. 엔터테인먼트, 화장품, 제약 관련 기업 종목이 부진하면서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특히 경북 성주군 사드 배치가 결정됐던 7월 13일 이후, 연중 1만선을 유지하던 코스피시장 의약품지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7000선이 붕괴됐다.
◆브렉시트·트럼프 당선 등 글로벌 악재 산재
끊이지 않는 대외 악재로 국내 증시가 몸살을 앓았다.
6월 24일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서 발생한 글로벌 증시 충격은 국내시장에까지 전달됐다. 이날 코스피지수의 일중 변동폭(108.80포인트)과 전일대비 하락폭(-61.47포인트), 거래대금(8조7천억원)과 거래량(7억5천주) 모두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튿날부터 1.61포인트 상승하며 회복세에 들어갔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각축전을 벌이며 우리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불확실성 증가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되며 대선 전 한 달간 외국인이 약 7천71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시가총액이 61조1천억원(4.7%) 감소했다.
대선 당일, 시장 예측과 달리 공화당 도널트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 확정되자 당일 코스피 지수가 2.25% 하락했다. 그러나 다음날 다시 2.26% 반등하며 안정세를 되찾았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1년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도 했다. 연준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고, 내년 중 3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진행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경우 신흥국 자금유출 규모가 커지고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금리도 인상되면서 부동산 시장 위축, 가계부채 위험 증가 등으로 국내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미 금리 인상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글로벌 경기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면서 글로벌 증시가 금세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긍정론도 제기된다.
윤지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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