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관세청이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에 대한 심사 결과를 오는 17일 발표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도전장을 내민 5개 업체들의 물밑 경쟁도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사실상 마지막으로 예상되는 이번 면세점 추가 선정은 최근 '최순실 여파'에 따라 불거진 '면세점 선정 특혜 의혹'으로 인해 무산설까지 돌았지만 관세청이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내면세점 특허 심사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관련 업체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2박 3일간 특허심사를 실시한 후 17일 오후 8시께 심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에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도전장을 던진 기업은 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 HDC신라면세점(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 합작사), 신세계면세점, 현대면세점(현대백화점) 등 총 5곳으로, 이들은 심사 마지막날인 17일에 프레젠테이션(PT)을 할 예정이다. 대기업군에는 총 3장의 티켓이 할당됐다.
또 관세청은 15일에 강원, 부산지역 입찰 참여 기업들의 프레젠테이션을, 16일에 서울 중소중견기업들의 프레젠테이션을 실시한다. 현재 부산지역 참여 업체들은 부산백화점면세점·부산관광면세점·부산면세점 등 3곳이며 서울 중소중견 참여 업체들은 신홍선건설·하이브랜드·엔타스듀티프리·탑시티·정남쇼핑 등 총 5곳이다.
이번 심사 시에는 각 기업당 프레젠테이션 5분, 질의응답 20분 등 총 25분이 주어지며 대기업군 발표는 현대백화점이 오후 1시 10분에 처음 시작해 HDC신라면세점·신세계DF·SK네트웍스·롯데면세점 순으로 진행된다. 각 업체들은 지난 10월 입찰 제안서를 접수했으며 프레젠테이션 장소는 천안 관세국경관리연수원으로 확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면세점 심사는 5파전으로 볼 수 있다"며 "발표일이 정해짐에 따라 특허 재취득을 노리는 롯데와 SK, 면세 사업에 처음 도전하는 현대, 면세점 추가 오픈을 노리는 HDC신라와 신세계의 기싸움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中 싼커 잡기 경쟁 나선 유통공룡, '강남대첩' 본격화
이번 신규 면세 특허 입찰전은 참여 의사를 밝힌 5곳 중 4곳이 '강남지역'을 입지로 내세워 눈길을 끈다. 지난해 7월과 11월에 실시됐던 1, 2차 면세대전에서 업체들이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경쟁을 펼쳤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현재 강남지역을 면세점 후보지로 선택한 곳은 롯데면세점과 HDC신라면세점, 현대면세점, 신세계디에프 등 4곳이다. 이 중 '현대가(家)'인 현대산업개발과 현대백화점은 둘 다 삼성동을 입지로 선정해 집안 싸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 HDC신라면세점과 현대백화점, 롯데면세점의 후보지들은 반경 2km 이내에 몰려있는데다 현재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운영 중이라는 점까지 감안한다면 이번에 쉽지 않은 싸움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업체들이 '강남'으로 몰린 것은 면세점이 포화상태에 달한 '강북'을 피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서울 시내면세점 9곳 중 강남지역에 위치한 곳은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유일하다.
또 업체들은 최근 강남지역에 중국인을 중심으로 개별 관광객(싼커)이 몰리고 있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10월 중국 정부가 '한국 관광 축소 정책'을 실시하며 단체 관광객(요우커)이 줄어들 상황에 놓인 반면 개별 관광객 수는 점차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의 '2015년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비자를 개인적으로 신청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2012년 69만2천376명에서 2014년 140만7천761명까지 증가했다.
특히 센트럴시티 일대 서초·강남권은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19% 신장할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으며 외국인 관광객 중 개별 관광객의 비중은 88.6%에 달했다. 이는 전체 서울 방문 외국인 관광객 중 개별 관광객 비율인 67.7%보다 21%p 높은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젊은 중국인 개별 관광객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해 강남권을 입지로 내세운 업체들이 이번 입찰에 싼커 공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세웠다"며 "다양한 쇼핑 방식을 즐기는 싼커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단독 면세점보다 백화점·쇼핑몰 등 다른 유통채널과 함께 운영하며 특색을 갖춘 곳이 좀 더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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