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훈기자] 2016년 반도체 업계의 주요 화두는 '자율주행차'와 '3차원(3D) 낸드플래시'로 꼽을 수 있다.
올 한해 주요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은 저마다 해당 부문에서 경쟁력 확보에 집중,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경쟁 업체와의 기술격차를 벌리고 수익성을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실제 양사의 올 3분기 실적은 삼성전자가 매출 13조원·영업이익 3조5천억원을 기록해 분기별 2번째 영업이익을 갱신, SK하이닉스도 매출 4조2천436억원·영업이익 7천26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증가한 매출(8%)과 영업이익(60%)을 달성했다.
◆ 불어오는 '자율주행차' 바람…확대되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
자율주행차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가전 전시회 'CES'에 등장, 올 초부터 반도체 업계의 큰 관심을 끌어냈다.
이는 스스로 움직이는 물체의 예상경로를 예측, 회피하는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능 구현을 위해서는 다수의 메모리(D램, 낸드플래시) 및 비메모리(센서, 프로세서) 반도체가 필요,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에 수천 개에 달하는 반도체가 탑재, 인포테인먼트 등 파생 시장의 성장도 가져오는 만큼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되는 상황.
실제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오는 2018년께 364억 달러(한화 42조7천336억원)의 시장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해당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장부품 사업팀을 신설해 주요 계열사와 관련 프로젝트를 시작한데 이어 지난달 미국 전장전문 업체인 '하만' 인수를 추진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만은 커넥티드카용 인포테인먼트를 비롯해 텔레매틱스, 보안, OTA(Over The Air) 솔루션 등을 보유한 전장사업 부문 글로벌 선두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3분기까지 하만 인수를 완료,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티어1 공급업체로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외 퀄컴도 지난달 네덜란드의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 인수를 추진, 차량용 반도체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NXP는 자율주행차의 핵심인 차량 개체 간 통신(V2X)용 칩을 비롯한 각종 아날로그 칩과 센서 등을 보유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강자다.
올 초 하만과 협력해 'LIVS(Life enhancing Intelligent Vehicle Solution) 커넥티드카 컴퓨팅 플랫폼'을 선보인 바 있어 향후 삼성전자와의 협력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역시 올 상반기 인포테인먼트 시장을 타깃으로 주요 고객사에 D램 및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급, 또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양산 지원하는 등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 '3D 낸드플래시' 광풍 속,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시장 '독식'
올해 저장장치(스토리지) 시장에서는 메모리 셀을 수직(3D)으로 쌓아 저장용량을 높이는 '3D 낸드플래시' 기술이 주목, 특히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이는 3D 낸드플래시가 단층 주택 지역을 아파트 단지로 개발해 가구 수를 늘리는 것처럼 기존 2차원(2D) 낸드플래시 대비 동일 면적에서 더 많은 셀을 저장, 원가절감의 이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현재 3D 낸드플래시는 사실상 삼성전자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2014년 세계 최초로 32단 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한데 이어 2015년 48단 제품을, 올해는 64단 제품의 양산을 전개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기업용 SSD 시장에서 올 1분기에만 점유율 32.4%(시장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경쟁 우위를 보유한 3D 낸드플래시 기술을 활용, 오는 2020년까지 100테라바이트(TB) 이상의 초고용량 SSD를 양산해 데이터센터와 기업용 SSD 시장의 독점력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또 내년에는 평택 생산라인을 중심으로, 3D 낸드플래시 생산능력(캐파) 확대에도 돌입할 예정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초 장비발주를 시작해 월 10~12만장 규모의 신규 생산라인(87.5만평 규모)을 조성, 내년 상반기부터 생산라인 1기를 가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상반기 36단 3D 낸드플래시 기술개발을 완료, 3D 낸드플래시 기반의 서버용 'NVMe SSD'와 'eMMC 5.1' 등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는 등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하반기 48단 3D 낸드플래시 판매를 개시, 내년 상반기에는 72단 3D 낸드플래시 개발을 완료해 기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
이에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내년 상반기부터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 경기 이천 소재의 M14 생산라인을 중심으로 설비투자를 본격화해 낸드플래시 생산 물량 중 50% 이상을 3D 낸드플래시로 전환할 계획이다.
양태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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