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로 탄핵 대오가 혼란에 빠지면서 3일 촛불집회에 다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촛불집회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내내 정국을 주도해왔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주요 야당이 박 대통령의 2선 후퇴를 주장하며 내치와 외치 논란을 벌일 때 촛불 민심은 일관되게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주장했다.
첫 집회였던 10월 30일 주최 측 추산 2만여 명이었던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일주일 후인 11월 5일에는 10배인 20만 명으로 늘었고, 11월 12일에는 광화문 일대에 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모여 1987년 6월 항쟁 이후 최대 집회를 기록했다.
정치권에서 뒤늦게 박근혜 대통령 퇴진 입장을 기록한 것에도 촛불 민심이 컸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 단독 영수회담을 신청하자 민심은 대통령이 2선후퇴로 면죄부를 얻는 상황에 대해 반대했고, 결국 회동은 취소됐다 .
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추천하는 총리를 받아들이겠다고 하면서 야권 공조가 흔들릴 때도 촛불민심은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촛불 민심을 받아안겠다고 공언한 야권은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이후에도 촛불 민심은 최순실 정국의 주요 주도자였다. 12일이 촛불의 최고 지점으로 여겨졌지만, 일주일 후인 12일에도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60만 명의 인파가 박근혜 대통령 즉시 퇴진을 외쳤다.
뿐만 아니었다. 추위와 장기화에 대한 피로 우려로 촛불집회가 장기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에 일침을 날리기라도 하듯 11월 26일에는 첫 눈과 비, 추위에도 불구하고 서울 150만, 지방 40만명의 인파가 모여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주장했다.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고 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말을 반박하듯 횃불부대가 등장했다. 평화를 유지한 수준높은 집회에 법원도 화답했다. 주최 측이 낸 청와대 인근 행진 계획에 법원은 갈수록 허용 수준을 늘리고 있다.
지난 11월 26일 집회에서는 불과 청와대에서 200m 떨어진 청운동사무소 인근과 국립 현대미술관 인근까지 행진이 허용돼 시민들이 대통령의 코앞에서 퇴진을 외쳤다.
◆3일 촛불집회, 9일 탄핵 표결에 영향…민심에 관심
더욱이 촛불은 진화하고 있다. 최초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즉각 퇴진만을 외치던 촛불은 이제 '재벌들도 공범이다' '새누리당 완전 해체' '언론들도 공범이다'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기존 대한민국의 정경 유착, 정경 유착을 반대하며 새로운 사회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촛불집회는 또 다른 도전을 맞이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1월 30일 제3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제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며 "여야 정치권이 논의하여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주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한 것이다.
이후 강고해보였던 탄핵 대오는 크게 흔들렸고, 새누리당은 4월 30일 대통령 하야와 6월 말 대선을 당론으로 결정했다. 탄핵 처리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당초 야권이 의도했던 2일 국회 본회의 처리도 무산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야권은 오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 표결을 시도한다. 이 역시 민심이 주도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이 탄핵 가결 가능성을 이유로 탄핵 표결을 뒤로 미루자 박 비대위원장과 국민의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이에 항의하는 거센 역풍에 부딪혔다.
새누리당 의원들 역시 탄핵에 동참하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이같은 민심에 국민의당은 5일 본회의를 열어 탄핵을 처리하자는 대안을 내면서 탄핵 정국에 복귀했고, 이후 회동을 통해 9일 본회의에서 탄핵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이제 3일 촛불집회는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에 대한 국민적 반응을 확인하는 바로미터가 됐다. 촛불집회에서 많은 이들이 참가하면 탄핵을 추진하는 야권의 공조를 강고하게 함과 동시에 머뭇거리는 새누리당 비박계를 탄핵 쪽으로 돌려세우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촛불이 생각보다 저조하면 탄핵 흐름이 주춤하면서 새누리당이 내놓은 4월 말 대통령 하야, 6월 말 대선 안에 힘이 실리게 될 수 있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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