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나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또 한 번 구설에 올랐다. 지난 14일 박근혜 대통령에 영수회담을 제안했다가 당내 반발로 철회한 데 이어 '계엄령' '청와대 단수' '2천억 미용' 등 잇단 강경 발언으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추 대표는 지난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가 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무책임한 정치적 선동"이라고 반발했고,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는 추 대표를 고소했다.
23일에는 광주·전남 박 대통령 퇴진 국민주권운동본부 공동 출정식에서 청와대가 태반주사, 백옥주사 등 영양·미용 주사제를 대량 구매했다는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총 금액 2천만원을 2천억원으로 잘못 말했다가 정정했다.
추 대표의 강경 발언은 이어졌다. 그는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장기 농성전에 들어갔다"며 "이렇게 하다가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살수차에 물을 끊는 게 아니라 청와대에 식수를 끊겠다고 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를 두고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자신들이 집권하면 피비린내 나는 정치보복이 이뤄질 것임을 미리 예고하는 것"이라며 "무서운 정치보복에 대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향해서는 "부역자 집단의 당 대표를 지낸 분이 탄핵에 앞장서겠다고 한다"고 비난했다.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위해서는 김 전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비박계의 협조가 절실한데 반발만 부추긴 셈이다.
◆박지원 秋 비판에 양향자 '맞불'…민주·국민의당 신경전
추 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민주당과 국민의당 간 신경전으로 번졌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추 대표를 정면 비판하자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이 맞불을 놓은 것이다.
박 위원장은 25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험난한 고개를 넘을 땐 악마의 손을 잡고도 넘는다"며 "일부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을 비난하는 건 지극히 비상식적"이라고 말했다.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서는 "정치권에서 계엄령이니, 2천억 화장품이니, 망명이니 하는 것은 정제된 발언이 아니라서 굉장히 유감스럽다"며 "지금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수하지 말아야 한다. 잘못하면 바가지 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위원장의 왼손은 야권과 잡고 있지만 오른손은 박근혜 정권 부역자와 잡고 싶은 것 아닌가"라며 "새누리당 내 탄핵 찬성 의원들은 고해성사의 당사자이지 연대 대상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최고위원은 "양손 모두 야권과 잡으라는 게 호남 민심임을 명심하라"면서 "'제가 그 유명한 박지원이다'라는 인사말을 항상 하는데 그 유명세를 박 대통령 퇴진과 정권교체에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채나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이영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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