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로 촉발된 디젤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산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탈(脫)디젤'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디젤차 시장이 사장되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디젤 엔진 기술은 에너지 기술적인 측면에서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높고 우수한 경쟁력을 가진 만큼, 감정적인 규제가 아니라 과학적으로 재평가해야한다는 주장이다.
24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디젤 자동차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오토모티브 포럼에 참석한 배충식 카이스트 교수는 "디젤 엔진은 고효율·저배기를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유망한 친환경 기술 중 하나"라며 "폭스바겐 사태로 인해 디젤 엔진 기술이 사장돼야 하는 기술로 오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배 교수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에너지 기술전망(ETP) 보고서에서 디젤 엔진이 향후 30년 이상 에너지 변환기술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한 점을 언급하며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와 같은) 변수가 최근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적인 기술적 흐름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이후 디젤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크게 떨어졌지만, 현재 학계에서는 디젤 엔진에서 생성되는 질소산화물(NOx)과 입자상물질(PM)을 제로에 가까운 수주능로 저감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연소기법이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 교수는 "폭스바겐 사태는 강화된 디젤 규제나 경쟁력 강화 과정에서 나타난 부작용으로, 디젤 엔진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는 아니다"라며 "고효율·저배기를 실현할 수 있는 디젤 엔진 기술 발전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디젤 엔진에 대한 환경 규제는 감정적 수준으로, 과학적이지 않은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 역시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로 촉발된 디젤 엔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경계했다.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 변환기술인 만큼 친환경 디젤 엔진 개발에 선도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다.
포럼의 사회를 맡은 전광민 연세대 교수는 "폭스바겐 사태로 디젤차 전체가 누명을 썼다고 본다"며 "시장과 정책은 모두 사실에 입각한 정보에 기반돼야 하는데 지난 1년간 이것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디젤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 와다 마사노부 전(前) 상무도 "에너지 효율성과 주행 퍼포먼스 등 디젤차가 가진 장점이 계속해서 중요하게 인식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일본에서는 향후 디젤차가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의 지위와 비슷한 시장 성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디젤 세그먼트는 제조업체와 정부의 노력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패트리스 마레즈 PSA 그룹 부사장 역시 "유럽에서도 공식적으로 디젤차 시내 진입 금지법 등이 통과된 것은 아니고 노르웨이에서 오슬로 한 도시에서만 유일하게 적용하고 있다"면서 "(디젤차 규제에 대한) 고민은 있지만 공식적으로 법이 통과된 것은 없다"고 상황을 전했다.
마레즈 부사장은 "디젤차의 미래는 아직까지 경쟁력이 강하고, 연비 측면에서도 가솔린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며 "차세대 기술 개선 여지도 있고 가격 경쟁력도 가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영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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