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혜기자] 한국금융지주의 자회사가 잇따라 중간배당에 나서면서 한국투자증권이 초대형 투자은행(IB) 행렬에 동참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22일 한국금융지주의 100%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주당 2만7천400원, 총 9천621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저축은행과 파트너스도 각각 1천400억원, 450억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24일 "총 1조1천471억원에 달하는 중간배당 수취로 한국금융지주의 별도 자기자본은 2조9천억원에서 4조1천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며 "자기자본 대비 자회사출자액을 나타내는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119%에서 86%로 줄어들게 된다"고 분석했다.
금융지주회사 이중레버리지 권고 비율이 130% 이내인 만큼, 기존 자본 수준에서 한국금융지주의 추가 출자 여력은 약 3천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자기자본이 4조1천억원까지 늘어나면 추가 출자 여력도 1조8천억원 수준으로 증가한다. 이후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증권에 약 1조7천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면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현재 3조3천억원에서 4조원대로 점프할 수 있게 된다.
손 애널리스트는 "이는 지난 2011년 자기자본 3조원 대형 IB로 진입하던 방식(지주 조달을 통한 증권 출자)과 동일하다"며 "추가 조달에 따른 연간 이자비용은 약 100억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주의) 이중레버리지 비율 개선으로 지주 추가 출자 여력이 높아짐에 따라 4조원 기준을 충족시킬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로써 이미 2천901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각을 통해 4조원 기준에 가까워진 삼성증권까지 기존 대형 5사가 모두 초대형 IB로 진입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초대형 IB 육성을 위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제도 개선방안'에 따르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00% 내에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할 수 있고, 기업금융 관련 외국환 업무도 확대돼 대형증권사들은 자본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그는 "한국투자증권 증자 이후 한국금융지주의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다시금 130%에 육박할 것"이라며 "다만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수반되는 희석 효과에 비해 조달 비용이 훨씬 낮다는 점과 그동안의 자본 확충 관련 불확실성이 제거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윤지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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