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나기자]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을 '공범'으로 지목, 피의자로 입건하자 청와대가 탄핵을 자청했다. 야당 뿐 아니라 여당인 새누리당 내 비박계도 즉각 탄핵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치권이 탄핵 정국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탄핵 시기, 추진 방안에 대해 즉각적인 검토에 들어가겠다"며 "국회의 탄핵 의결이 이뤄질 경우 현재 드러난 대통령의 범죄혐의만 헌법재판소에서 정상적으로 판단하면 탄핵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청와대가 특정 범죄 피의자 변호집단으로 전락한 상태를 방치할 수 없다"며 "탄핵을 포함한 대통령 조기 퇴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내 탄핵 추진 검토기구를 설치키로 의견을 모으고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당내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확정키로 했다.
전해철 최고위원은 "탄핵을 준비하는 당내 기구에서 충분히 논의해 탄핵 결정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고,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제 박 대통령도, 박근혜 씨도 아닌 박근혜다. 저질 공무원으로 판명된 박근혜를 탄핵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비대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탄핵의 요건은 갖췄다. 국회에서 의결할 의원 수도 사실상 확보됐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대통령 탄핵에 필요한 정치적·도덕적 요건은 이미 갖춰져 있고 국민 의사는 차고 넘치도록 확인했다. 검찰 수사 발표로 법적 요건도 갖췄다"며 "탄핵안 발의를 더 이상 늦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與 비박도 탄핵 주장…친박 "끝까지 해보라"
새누리당 비박계인 김성태 의원은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국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구인 국회에서 대통령의 법률 위반, 헌법 위반 부분의 책임을 묻는다면 탄핵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비박계가 주도하는 비상시국위원회는 전날 전체회의에서 박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대통령이 헌법·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보여지므로 국회는 대통령 탄핵 절차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상시국위에 참여한 남경필 경기지사는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지도부 사퇴와 함께 대통령 탄핵에 동참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며 "야당이 탄핵안을 발의할 것 같은데 결정을 했으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여당 내 탄핵하겠다는 분들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박 핵심인 이정현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이 국민들을 선동해 여론몰이를 해 대통령에게 하야하라고 한다. 그것 하나도 어마어마한 정치행위인데 그와 별개로 탄핵을 하겠다고 한다"며 "탄핵하려면 어떤 헌법·법률에 근거해 탄핵 사유가 되는지 제시하고 탄핵을 끝까지 추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하야와 탄핵은 별개인데 어떻게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하느냐"라며 "더 기막힌 건 하야는 하라고 하면서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겠다고 한다. 총리를 지명하든지 탄핵을 하든지 하야시키든지 전혀 같이 갈 수 없는 내용을 같이 가겠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윤채나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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