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이정현 대표 등 새누리당 친박계의 반격이 시작되자 보수 혁신을 주창한 비박계가 탈당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모습이다.
선두에는 비박계 대선주자인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서 있다. 독일을 방문한 남 지사는 지난 16일 기자들에게 "이정현 대표가 버티는 한 새누리당은 말라죽는다. 이 상태로 뭉개고 간다면 중대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탈당을 언급했다.
남 지사는 "이 대표를 뒤에서 조종하는 세력이 당을 떠나지 않는 한 우리가 주체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다시 국정 복귀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오히려 여야 정치권의 연루 의혹이 나오고 있는 LCT 의혹의 엄정수사를 지시하고, 이정현 대표가 자신을 비판하는 비박계 중진들을 향해 "3김 정치에 완전히 오염된 분들이 당 개혁과 쇄신을 이야기하는데, 도로 3김 정치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하자 격분하는 모습이다.
비박계 김용태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맹종친박의 반동을 보며 내 언술이 터무니없이 부족함을 깨닫는다"며 "광명천지 백주대낮에 헌법을 유리하고 국민을 배신한 대통령의 마지막 방어막이 되고자 국민이고 당이고 다 내팽개친 맹종친박 앞에서 아직은 때가 무르익지 않았다고 얘기할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런 반동을 앞에 두고서도 발걸음이 머뭇거리고 입술이 안 열리는 것은 때가 무르익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일말의 미련 때문, 명분 축적이 덜 된 것애 아니라 한줌의 욕심 때문"이라며 "하는 데까지 최선은 다하되 행동하는 데 있어 후회는 없어야 한다"고 탈당을 시사했다.
하태경 의원 역시 이날 자신의 SNS에서 "이제 봉건적인 가짜 보수는 대통령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해야 한다. 가짜 보수 새누리당은 그 수명이 다했다"며 "스스로 퇴장하지 않으면 역사에 의해 매장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박계가 당권을 내놓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박계의 선택은 종국적으로는 탈당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탈당 수위가 어느 정도 되느냐다. 탈당 세력이 크지 않다면 보수의 주도권은 기존의 새누리당과 친박계가 가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무성 전 대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남경필 경기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유승민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이 만찬 회동을 갖고 현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어서 새누리당 분당 정국에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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