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청와대가 최순실 사태로 인한 리더십 공백 상황에서 발 빠르게 대통령 중심의 후속 조치를 단행해 위기 극복의 계기가 될지 관심이 높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인사개편으로 인해 청와대 비서실장과 국정농단의 주범으로 꼽히는 최순실과 연계된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의 사표를 수리한 것에 이어 2일에는 개각도 단행했다.
정국을 수습할 책임형 국무총리에는 참여정부 당시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를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내정했고, 비판을 받아왔던 유일호 경제부총리도 교체했다. 신임 경제부총리에는 임종룡 금용위원장을 발탁했다.
신임 국민안전처 장관은 김병준 신임 총리 내정자의 의견을 반영해 박승주 여성가족부 전 차관을 내정했다. 이는 김병준 신임 내정자가 국무위원 제청권과 해임건의권을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책임형 총리의 역할을 수행할 것임을 내비친 것이다.
이번 개각은 이와 함께 최순실 사태를 수습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어서 향후 정국을 가늠할 수 있다. 여야에서는 최순실 사태로 인한 대통령 리더십 공백을 이유로 대통령이 이선 후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지만 대통령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 국민안전처장관 등 주요 개각을 통해 대통령의 인사권을 행사했다. 집권여당에서도 주장한 거국중립내각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사실상 야권 인사를 책임형 총리로 지명하면서 거국중립내각의 취지를 받아들였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현 상황을 수습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여 향후 갈등이 예상된다.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는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를 지낸 인사로 야당의 거부감이 적다. 그러나 야당이 그동안 대통령의 이선 후퇴를 요구해왔다는 점에서 대통령의 입장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여권인 새누리당 역시 친박계 위주의 이정현 지도부가 위협받고 있다. 비박계는 야당이 요구하는 대통령의 이선 후퇴와 별도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청와대와 국회가 갈등 국면을 맞을 수 있다.
격분한 민심을 가라앉힐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내려앉고, 여전히 대통령 퇴진 여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사실상 대통령이 리더십을 상실한 상황에서 대통령 중심의 수습이 효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